KIA 핵심 불펜투수 김윤동(26)은 썩 유쾌하지 않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새가슴'이다. 지난 시즌 연속 호투를 펼치다가도 한 번씩 크게 흔들리며 무너졌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생겼다.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일본전에서 두 차례 등판, 1.1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김윤동은 15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주위에서 '새가슴'이라 하더라. 졸아서 못 던진다고…. 심리적 압박은 있지만 올해는 '강심장'이 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윤동은 지난해 KIA의 확실한 불펜요원으로 활약했다. 팀 내 최다인 18홀드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82.2이닝을 던졌다. 전문 불펜 투수 중 80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김윤동과 최충연(삼성·85이닝) 뿐이었다. 김윤동은 "매년 그러하듯 아쉽다. 내가 날려버린 승리를 나중에 복기해보니 소중한 1승들이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타고투저의 시대, 특히 불펜 투수들이 버티기 힘든 구조였다. 이에 대해 김윤동은 "잘 친 타자들도 많지만 객관적으로 내가 부족했다. 직구 구속은 140㎞ 중반이 나오지만 스플리터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 전했다.
김윤동은 프로 입단을 타자로 했다. 경북고 시절 투수에서 타자로 전환했다. 김윤동은 "고교 때 투수를 하긴 했는데 마운드 위에만 서면 못 던졌다. 그래서 타자로 전향했다가 프로에 와서 투수로 다시 바꿨다"고 말했다. 위기감도 느꼈다. "당시에는 투수가 하고 싶기도 했지만 타자로 이렇게 있다가는 방출당할 것 같았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선 뭐든지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군 입대 전 기회가 왔다. 2013년이었다. 김윤동은 "군대 가기 전에 1군에 하루 등록됐다. 점수차가 벌어져 나가게 됐는데 1군 첫 등판이기도 했고 관중이 많은 곳에서 처음 던져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윤동은 소위 군 제대 이후 정신 차린 케이스다. 그는 "남자들이 군대 다녀오면 정신 차린다고 하지 않나. 스타들처럼 나도 저렇게 야구하고 싶다고 느꼈었다"고 했다.
김윤동의 2019년 미션은 세 가지다. 제구력 보완, 볼넷 줄이기, 변화구 다듬기다. 지난해 54개의 볼넷을 내주며 볼넷 부문 공동 9위에 랭크됐다. 여기에 선발 욕심도 버리지 않고 있다. 김윤동은 "선발로 나서면 리듬을 유지하기가 편하다. 야구선수로 롱런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주어진 상황에 맞출 것이다. 홀드와 세이브, 어느 상황에 나갈지 캠프에서 정해진다. 우선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했다.
김윤동은 팀 내 선발자원인 임기영과 경북고 동기다. 이에 김윤동은 "내 친구가 선발로 나서고 내가 막아주는 필승조 그림이면 좋을 것 같다"면서도 "사실 남 밥그릇을 신경 쓸 처지가 아니다. 나부터 잘해야 한다. 그래야 기영이의 승리를 막아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유쾌한 인터뷰를 마쳤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