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뛴 첫 21세기 태생 선수.'
이강인이 마침내 꿈의 라리가, 스페인리그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발렌시아는 13일 0시 15분(한국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캄프데메스타야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19라운드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2001년생 이강인은 후반 41분 데니스 체리셰프와 교체되며 생애 첫 라리가 그라운드에 나섰다. 1-1 팽팽한 승부, 홈에서 승리가 절실했던 발렌시아의 마지막 교체카드였다.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발렌시아 감독은 승부를 결정 지을 선수로 이강인을 선택했다. 이미 코파델레이 무대를 3차례 밟으며 검증된 바 있지만 리그 출전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왼쪽 윙어로 나선 34번 이강인은 후반 인저리타임까지 총 6분을 소화했다. 그라운드에 들어선 지 1분만에 적극적으로 쇄도하며 코너킥을 유도해냈다.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 강력한 왼발 킥으로 좌우 측면에서 4번의 크로스를 올리며 변화를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경기 직후 이강인의 데뷔전에 대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스페인 엘데스마르케지는 이강인의 최연소 기록을 소상히 다뤘다. "'17세 327일'의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최연소 외국인선수다. 이전까지는 지난 2003년 18세에 데뷔한 모모 시소코가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강인의 발렌시아 공식 데뷔전은 16세 때 사라고사에서 열린 코파델레이 CD 피날 에브로전이며 이후 그는 구단의 최연소 외국인 출전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CD에브로전에도 나서며 그는 발렌시아 유니폼을 입고 뛴 첫 21세기 태생의 선수로 기록됐다'고 덧붙였다. '17세 253일에 발렌시아 1군 무대에 데뷔한 이강인은 발렌시아 역사상 디에고 리베라, 후안 메나, 조엘 존슨, 프란 비얄바에 이어 다섯 번째로 어린 선수로 기록됐다.17세291일의 페란 토레스보다 빨랐다'고 썼다. 이 매체는 또 '이강인은 토랄 감독 아래 지난 여름 프리시즌 경기에 이미 나섰고 메스타야에서 펼쳐진 바이에른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선 첫 골맛도 봤다. 이강인은 CD알코야노와의 친선경기에도 나섰고, 비록 골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매우 좋은 움직임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현지 매체인 수페르데포르테는 이강인의 데뷔 인터뷰를 실었다. 이강인은 "정말 감사하다. 이곳 메스테야에서 경기내내 응원해준 홈팬들 앞에서 데뷔전을 치르게 되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우리는 경기를 잘했고 승리할 자격이 있었지만 승리를 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계속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깜짝 데뷔전에 대해 "팀과 함께하는 경기는 언제나 특별하다. 나는 늘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내 차례가 오면 내 모든 것을 쏟아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 팬들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시고 나를 보기 위해 직접 와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숙였다. "율리아 코치 역시 내게 즐기라고, 최선을 다하라고 이야기해주셨다. 팬들이 즐거워 하실 수 있도록 나는 늘 내 최대치를 쏟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발렌시아 사상 최연소 외국인 선수' 이강인은 2003년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2006년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2012년 박주영(셀타비고), 2013년 김영규(알메이라)에 이어 라리가에 데뷔한 5번째 한국선수로 기록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