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피해자는 더 있습니다. 결국 빙상계의 왜곡된 권력 구조가 만든 문제에요."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고소로 촉발된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 젊은빙상인연대 여준형 대표가 입을 열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와 코치까지 역임한 여 대표는 1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미 2개월여 전부터 우리 '젊은빙상인연대'가 빙상계의 성폭력 의혹 사건을 접수해 의혹을 파악 중이었다. 예전부터 안좋은 소문은 많이 듣고 있었다. 그 중 5~6건에 대해 사실 관계를 파악했고, 특히 2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통해 의혹을 확인하기까지 했다"면서 "현역 선수도 있고, 미성년자 때부터 피해를 당한 선수도 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여 대표는 "피해자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해 사실 공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결정하려고 한다. 그 고민을 하던 차에 이번 일이 벌어져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면서 "빙상계는 사실 다른 종목에 비해 폭력이 빈번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체육계 전반의 수직적인 구조로 인해 폭력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또한 빙상계는 그간 특정 인물의 권력이 너무 컸기 때문에 문제를 공론화하기 힘들었다. 결국 빙상계 문제의 뿌리에는 바로 그 인물, 전명규 한체대 교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 대표는 "(심석희 사건이 벌어졌을 때) 직책이 빙상연맹 부회장이었고, 현재 한체대 교수이시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선수단 부단장이었다. 그런 위치에 있는 분이 이런 사건을 모를 수가 없다. 몰랐다고 하는 게 이해가 안되고, 그건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며 전 교수가 정황상 조 전 코치의 배후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