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이색적인 실험에 나선다.
라쿠텐은 10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부터 미야기 라쿠텐생명파크 홈경기시 전 매장에서 캐시레스(Cash-less·비현금화)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홈경기가 펼쳐지는 날 경기장 내 식음료와 상품판매 모두 스마트폰을 활용한 간편 결제 시스템이나 신용카드로만 운영하겠다는 것. 라쿠텐은 1군 경기 뿐만 아니라 2군 경기에서도 이런 방침을 적용하기로 했다. 라쿠텐 구단 측은 '이번 시도는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라쿠텐은 자신들이 인수해 운영 중인 J리그 빗셀 고베의 홈구장에도 비현금화를 도입한다.
핀테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간편 결제 시스템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자리를 잡았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에서는 KBO리그 구단들을 중심으로 간편 결제 시스템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경기장 전체를 비현금화로 운영하는 구단은 없다. 프로스포츠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에서는 오히려 현금 위주의 전통적인 결제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간편 결제 시스템은 분명한 장점을 갖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등 간편 결제 시스템을 활용중인 국내 구단 사례를 보면, 팬들이 앉은 자리에서 음식-상품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고 일부 좌석에선 배달까지 이뤄져 관람 편의성이 크게 증대됐다는 평가다. 또한 좌석을 오가면서 다른 팬들의 시야 방해를 불가피하게 방해해 생기는 마찰, 현금 도난 또는 분실 등의 이슈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간편 결제 시스템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는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신용 카드 사용을 병행한다고 해도 간단한 상품 구입조차 현금을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또다른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내 구단들이 간편 결제 시스템을 일찌감치 도입했음에도 여전히 현금 사용을 병행하는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