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 뿐입니다."
NC 다이노스 투수 이재학(29)은 떠나보낸 2018시즌의 아쉬움을 채 털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이재학은 지난 시즌 프로 데뷔 후 최다 패전(13패)을 기록했다. 2017시즌에 이어 승수는 5승에 머물렀다. 평균자책점은 5.67(2017년)에서 4.79로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 2013년 NC 유니폼을 입은 뒤 2016시즌까지 4년 연속 이어오다 끊긴 두 자릿수 승수는 부활하지 못했다. NC는 지난해 창단 첫 꼴찌의 멍에를 썼다.
새 시즌을 맞이하는 이재학의 표정은 덤덤함을 넘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자는 생각 뿐이다. 그는 "지난해 팀이 너무 안좋았다. 내가 좀 더 잘했더라면 하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해가 되면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단단해지지 않느냐"며 "새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새 구장까지 모든게 새로운 시즌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잘 하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NC 마운드는 KBO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32)를 안방마님으로 맞이했다. 능수능란한 볼배합을 갖춘 양의지의 합류는 투수들의 수싸움 고민을 크게 덜어줄 호재. 지난 2010년 2라운드 10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으며 프로에 데뷔한 이재학은 "(두산 시절) 나는 완전히 신인이었다. 마운드에서 많이 던지지 못했고, (던지는 날에도) 정신이 없었다. (양의지와) 함께 호흡을 맞출 새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대팀으로 만날 때마다 '정말 볼 배합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팀이 되어 기대감이 크다. 스프링캠프 때 호흡을 맞춰보면 (양의지 효과를) 실감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포수가 아무리 리드를 잘 해줘도 투수가 포수가 원하는 방향에 던지지 못하면 소용 없는 것 아니겠나"라며 "내가 능력을 키워 (양)의지형이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쉬움이 컸던 2018시즌, 하지만 이재학은 작은 소득도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슬라이더 갯수를 늘린게 이전 시즌에 비해 희망적인 부분"이라며 "이전엔 투구수 100개 중 슬라이더 구사가 1~2개 정도였는데, 작년엔 (선발 등판 때마다) 10개 정도 씩은 던진 것 같다. (슬라이더 구사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평가되는 새둥지 창원NC파크를 두고는 "마산구장보다는 커서 편안할 것 같다"고 웃은 뒤 "나보다는 팬들이 정말 좋아하실 것 같다. 경기장 시설, 환경이 정말 대단하다. 좋은 구장에서 지는 경기를 보여드리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 같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손민한 투수 코치가 '무조건 경쟁'을 강조했다. 프로는 유니폼을 벗는 순간까지 경쟁을 해야 한다"며 "선발 경쟁을 열심히 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게 목표다. 많이 던지는데 욕심내기 보다 제구력, 움직임을 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