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 한 것 같아요(웃음).
NC 다이노스 내야수 모창민(34)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서 사인에 대해 묻자 활짝 웃었다.
모창민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신청했다. 지난 2017년 136경기 타율 3할1푼2리(474타수 148안타), 17홈런 90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으나, 2018시즌엔 시즌 초 부상 여파로 81경기 출전 타율 2할7푼9리(287타수 80안타), 17홈런 62타점에 그쳤다. '대박'을 꿈꾸긴 어려웠던 상황. 하지만 모창민과 NC와 합의에 이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1주일 남짓이었다. 모창민은 NC와 3년 총액 20억원에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 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진행된 선수단 미팅에 참가한 모창민은 취재진과 만나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줘 편하게 운동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계약을 위임하고 몸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구단이 제시한) 제안을 처음 들었을 때 '만족스럽다. 빨리 운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세부적인 조율은 있었지만, 빠르게 계약이 된 것 같다. (구단에서) 기대치에 걸맞게 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양)의지(NC)나 (최) 정(SK 와이번즈)이는 '대어'지만 나는 아니지 않나"라며 "(계약 뒤) 처음엔 몰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빨리 계약한게) 잘 한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2008년 SK에서 프로 첫 발을 뗀 모창민은 2013년 신생팀 특별 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만 해도 '미완의 대기'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NC로 둥지를 옮긴 뒤에는 어엿한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모창민은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운동한게 여기까지 온 배경인 것 같다"며 "나는 타고난 실력보다 노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 좋은 대우 해준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내게 좋은 계약을 제시해준 것이라고 본다"며 "개인적인 활약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 포지션을 두고도 "1루수, 3루수, 지명타자 등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수비가 좋다기보다 빈 자리를 메꾸는 선수"라며 어느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듯을 드러냈다. 새 시즌부터 밟게 될 창원NC파크를 두고는 "홈런 욕심이 있는데 투수 친화적 구장이라고 해서 웨이트를 엄청 열심히 하고 있다"고 농을 치기도 했다.
모창민은 "NC는 신생팀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팀이었다. 매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때마다 '다른 팀과는 다르다'는 기분좋은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확 떨어졌다"며 "새 시즌에는 새 구장, 새 포수 등 호재가 많다. 주변의 기대감이 그만큼 클 것이다. 이제는 우승이라는 꿈도 생각해볼 만한 시기 아닌가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는 144경기 모두 소화하는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