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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변호사 조들호2' 이민지, 대사 없이 몰입도 높인 감정 열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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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 이민지가 몇 마디 말 만으로 진정성을 담은 열연을 선보였다.

이민지는 KBS 2TV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에서 어린 시절 앓아 온 자폐증의 후유증인 '아스퍼거 증후군'이 남은 윤소미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 이민지는 누군가 침입한 흔적으로 엉망이 된 집을 보고 소리를 지르면서 오열하는가 하면 격해진 감정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의 머리를 가격하는 발작 행위까지 완벽하게 소화, 불안하고 두려운 소미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해 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분에서 윤소미(이민지 분)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된 아버지 윤정건(주진모 분)의 장례를 치른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며 넋이 나간 얼굴의 윤소미는 염을 끝낸 장의사가 윤정건을 향한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권하는 순간까지도 한 마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다 집에 들러 짐을 싸던 도중 방 안을 채우고 있는 아버지의 유품을 보며 참아왔던 눈물이 폭발, 대사 하나 없이도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를 잃게 된 윤소미가 감당해야 할 고통과 상실감을 고스란히 안방극장으로 전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윤정건에게 돈을 빌려주었다며 찾아온 사채꾼 안동출(조달환 분)과 오정자(이미도 분)가 장례식장은 물론, 조들호의 사무실까지 찾아왔고, 이에 조들호와 강만수(최승경 분)가 곤경에 처하자 윤소미는 미안한 마음에 조들호 곁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짐을 끌고 나와 버스정류장에 멍하니 앉은 윤소미에게 조들호는 조용히 다가와 꼬깃꼬깃한 천 원짜리 지폐 몇 장과 다정한 말을 건네며, 슬그머니 윤소미의 짐을 집으로 가지고 돌아간다. 그러길 윤소미는 조들호와 강만수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 "다녀왔습니다."라는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인사를 한다. 조금씩 열려가는 윤소미의 미세한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특히 사채꾼들의 행패로 난장판이 된 조들호의 사무실을 치우던 도중 새로운 의뢰인을 만났다는 조들호과 강만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다, 언성이 오가고 만수가 나간 틈에 법률용어사전을 조들호에게 건넨다. 받아든 사전 안에는 정성스레 싸여있는 초코맛 파이가 들어 있었다. 무심한 척 다시 청소를 시작한 윤소미의 덤덤한 표정과 행동 속에 조들호에게 미안하면서도 의지하고 싶은 복잡한 감정선을 담아낸 이민지의 차분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이민지가 맡은 윤소미라는 인물은 어린 시절 앓았던 자폐증과 아직 남아있는 후유증 '아스퍼거 증후군'으로 인해 평소 어순이 마구 뒤섞인 말투를 쓴다. 그렇기에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윤소미의 감정을 대사 없이도 완전하게 표현, 윤소미의 슬픔과 고통, 세밀한 감정의 변화까지도 그려내고 있다. 수많은 독립영화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는 여러 캐릭터를 겪어온 이민지이기에 해낼 수 있는 연기가 아닐까.

한편,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안착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 죄와 벌'(연출 한상우/ 제작 UFO프로덕션)은 추악한 진실을 맞닥뜨린 조들호(박신양 분)가 인생 최대의 라이벌 이자경(고현정 분)을 만나 치열하게 맞서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드라마로, 윤정건 실종 사건의 전말 조금씩 풀려가며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