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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VS이병헌, 다시 없을 1인2역? 그 힘든걸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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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여진구가 자신의 필모그라피의 성장점을 또 한 번 열었다. 이병헌만 가능할 줄 알았던 광해와 하선의 1인2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자신의 연기인생에 또하나의 모멘텀을 만들어냈다.

지난 7일 첫 방송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첫 방송 전부터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의 리메이크작임이 알려지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연스럽게 여진구와 이병헌이 비교되며 여진구 본인으로서는 부담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 역할을 선택하는 순간 이런 비교는 필연이었고 여진구는 이 위기를 실력으로 극복해내야 했다.

광해와 하선의 차이는 표정 뿐만 아니라 행동 하나하나까지 달라야 한다. 하선일 때는 신명나지만 천민으로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울분이 표현돼야 한다. 광해일 때는 왕이지만 선왕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늘 자신의 목숨을 걱정해야하는 위기의 남자로서의 캐릭터가 돼야 한다. 또 이규와 만날 때는 초반 한없이 작아지는 하선의 모습이다가 서서히 왕으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인물을 표현해내야한다.

특히 영화 '광해'에서 하선과 광해가 대면하는 장면은 백미였다. 이병헌이 두 인물을 모두 연기했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캐릭터에 관객들은 감탄사를 자아냈다. 하지만 '왕이된 남자'에서도 1회 말미에 왕 이헌과 광대 하선이 대면하는 장면이 극의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또 2회 동생이 겁탈당한 사실을 알고 왕이 되려는 하선의 연기는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연출을 맡은 김희원 PD는 여진구에 대해 "여진구는 스물 둘이라는 어린 나이를 잊게 할 정도로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우며 "주인공으로서 부담도 많고 숙제도 많은 자리에서,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순수한 감동을 느낀다"고 평했다.

여진구 본인은 1인2역에 대해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매력적인 두 인물의 역할을 맡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며 "캐릭터의 설정이 원작과는 다르게 극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하선은 누군가에게 생채기도 못 낼 만큼 정도 많고 따뜻한 사람인 반면, 이헌은 다른 사람의 목숨을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권력을 맘대로 휘두르는 모습의 극과 극 캐릭터다. 똑 닮은 쌍둥이 외모지만 180도 다른 정반대의 모습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이렇게 정반대의 인물을 한 번에 표현한다는 것은 준비기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왕이 된 남자'의 2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6.6%, 최고 7.5%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남녀2049) 시청률 또한 평균 3.5% 최고 4.0%를 기록, 전 채널 포함 1위를 지키며 월화 강자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