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안녕하세요'에 '프로참석러'가 등장해 무려 170표를 얻었다.
지난 7일 방송한 '안녕하세요'에는 이수지, 김준현, 박영진, 펜타곤 후이와 홍석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첫번째 고민 사연의 제목은 '남편의 실체'. 고민녀는 "다른 집 행사에는 무조건 참석한다. 우리집 일은 다 거부한다. 정작 가족은 안중에도 없다. 우리 남편을 어떻게 하면 좋나"라고 말했다.
그는 "신랑은 하는 일이 많다. 건강원 운영하고 있고 수많은 모임에서 감투를 쓰고 있다. 청년상인 대표, SNS기자단, 조기축구 사무국, 동창회 부회장, 지역 캠페인, 체육대회 등에 나가는 프로참석러다. 하지만 집에서는 잠을 담당하고 있다"며 "누가 뭘 해 달라고 하면 거절을 못 하는 성격이다. 아는 형님 이모님 아드님의 결혼식 뒤풀이까지 갔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연애 때는 멋있고 사내다웠다. 마음이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둘째 낳고는 가장 어깨가 무겁다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며 일을 늘렸다"며 "건강원과 청년몰 운영에서 수입이 나는데 적자만 면하고 있다. 손님이 오면 무조건 베푼다. 남의 가게에 가서 신메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 가게 힘들지 않냐고 하면 '너는 진짜 너무 독하다'라고 한다. 주변에서는 시집 잘 갔다고 말한다"며 "정작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다. 4살 딸과 9개월 아들이 있는데 도와달라고 하면 '엄마니까 이겨내야지, 부모니까 이겨내야지, 인간이 못 하는 일은 없다'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프로참석러' 남편은 "나를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 나도 먹고 살기 위해 그러는 거다"라고 변명했다.
게스트 후이는 "부모님이 베푸는 만큼 돌아온다고 했는데 그렇지 않을까"라고 반문하자 고민녀는 "이렇게 하다가 집 안까지 거덜날 것 같다. 사기, 보험 가입, 상조회 가입 등으로 2000만원 정도 날린 것 같다"고 했고 남편은 "내가 거절 장애가 있다. 빌려주고 못 받은 돈도 있다. 한 달 경조사비는 성수기 때는 70~80만원, 가족 행사 있으면 1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고민녀 친정 어머니도 등장해 "(딸에게 잘한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육아, 살림, 손님 응대까지 너무 힘들어하더라. 잠을 푹 자고 싶어 하더라. 사위가 잠은 죽으면 실컷 잘 건데 뭘 그러냐고 이야기하더라. 그럴 때 너무 속상하더라"며 "친구 이모님들 노래방까지 가서 놀다가 오더라. 노는 건 좋아한다"라고 폭로했다.
남편의 친구까지 등장해서 "예스맨이다. 거절도 못 하고 화도 안 내고 남들한테도 잘해서 인성도 바르고 좋은데 실속이 없다. 나라면 같이 못 산다"고 못박았다. 이어 "의외로 집에선 가부장적이다. 남자가 바깥 일하면 여자는 내조를 해야 하고, 뒤에서 보면 고민녀가 많이 참고 살고 있다. 따뜻한 말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MC 신동엽은 "아내가 사연을 왜 보냈다고 생각하냐"라고 물었고 남편은 "가장이란 무게 때문에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이 일을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스트레스가 되니까 말을 안 한다. 경조사 많이 간다고 해서 개인적인 술자리는 안 나간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동엽은 "그 모임들을 가지 않으면 외면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런 공포심이 크다고 본다.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망을 구분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걸 가장의 무게로만 포장하니까 옆에서 지켜보는 아내로선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김준현도 "바깥 일을 많이 하는 걸 보여주는 게 가장이 아니다. 가정 문제의 핵심을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다른 것들에 대한 핑계를 덜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고민녀는 "(남편과) 취미를 같이 하고 싶다. 나도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한다. 결혼식을 갔는데 관광버스를 탔다. 신랑에게 놀게 해 달라고 하고 20분 동안 놀았는데 스트레스가 다 풀리더라"라고 웃었다. 이에 남편은 눈물을 보이며 "내가 너무 고생 시킨 것 같다. 노력하겠다. 나도 여기 오기 전까지 몰랐다. 내가 부족한데 나한테 와 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노력해서 힘들지 않게 해 줄게"라고 화해의 포옹을 했다.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