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다행이다.
'중원의 핵' 기성용(뉴캐슬)이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8일(이하 한국시각) '기성용이 검진 결과 우측 우측 햄스트링 경미한 손상으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일주일 정도 안정가료 및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며 의무팀에서 관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7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의 2019년 UAE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정우영(알사드)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다. 하지만 후반 12분 문제가 발생했다. 볼과 상관없이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넘어졌다. 곧바로 의무팀이 뛰어들었고, 교체 사인을 내보냈다. 기성용은 절뚝이며 경기장 밖을 빠져나왔다.
기성용은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햄스트링 쪽 부상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다. 세부리포트가 나오지 않아 발표가 늦어졌다. 대표팀 내부도 초조한 분위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기성용은 자타공인 대표팀의 핵심이다. 그라운드 안과 밖에서 리더 역할을 한다. 기성용의 유무는 대표팀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존재감을 아는 파울루 벤투 감독도 대표팀 은퇴를 고민하던 기성용을 설득해 아시안컵에 출전시켰다.
다행히 검사 결과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12일 펼쳐지는 키르기스스탄과의 2차전 출전은 어렵지만, 회복 속도에 따라 중국과의 3차전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선수들의 몸상태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인만큼 조별리그 이후 기성용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16강부터는 강호들과의 맞대결이 줄줄이 이어진다.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 감독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성용은 8일 숙소에서 회복과 부상 치료에 전념했다.
기성용의 대체자는 역시 황인범(대전)이 유력하다. 황인범은 지난 11월 호주 원정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기성용 후계자로 입지를 단단히 했다. 필리핀전에서도 기성용 대신 투입돼 다른 스타일로 경기를 전개하며, 흐름을 바꿨다. 황인범은 8일 UAE 두바이 폴리스 오피서 스타디움에서 가진 훈련 전 인터뷰에서 "성용이형의 상태를 많이 걱정했다. 조금 더 길게 빠질 수도 있다는 안 좋은 생각도 했다. 1주일이라는 말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성용이형은 우리에게는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성용이형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형이 돌아오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지 안다. 대신해서 들어가는 11명의 선수가 더욱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형의 존재감을 채워야 한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지든 아니든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몸상태도 좋아지고 있다. 황인범은 무릎부상으로 울산전지훈련부터 제대로 소화를 하지 못했다. 그는 "아직 왼발 동작할때 아프다. 트라우마를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다행히 조금씩 몸이 올라오고 있다. 최선을 대해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만큼 이번 아시안컵은 황인범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황인범은 "구자철형도 아시안컵에서 잘하면 충분히 유럽 도전할 수 있다고 했다. 형도 아시안컵 통해 유럽에 갔다. 나도 좋은 모습 보이면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고 얘기해줬다. 나만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좋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