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타고투저의 바람이 워낙 세다보니 도루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칫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되는 것보다 다음 타자가 안타나 홈런을 치는 것을 기다리는게 낫다는 것.
지난해 도루왕은 삼성의 박해민이다. 4년 연속 도루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기록은 36개.
32개의 KIA 로저 버나디나를 이겼다. 2015년 첫 도루왕을 차지했을 땐 60개였는데 2016년 52개, 2017년 40개에 지난해 36개로 갈수록 도루 수가 줄어들었다.
30도루를 넘긴 선수도 박해민과 버나디나에 키움 김혜성(31개) 한화 이용규(30개) 등 4명에 불과했다. 총 도루가 928개로 경기당 1.28개다. 도루실패 410개까지 더해 총 도루 시도는 1338번으로 경기당 1.86번 시도했다.
그래도 도루를 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 빠른 주자가 나가서 뛰려는 시늉만 하는 것으로도 상대 투수와 포수, 내야 수비진 모두가 긴장을 한다. 도루 시도를 대비해 변화구보다 직구 승부를 많이 하게 되고 그것이 타자에겐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올시즌부터 공인구의 반발력을 줄이게 해 타고투저가 조금 약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올해 도루의 가치가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
올시즌엔 박해민이 도루왕 5연패에 도전한다. 이는 이전 정수근(1998∼2001년) 이대형(2007∼2010년) 을 뛰어넘는 KBO리그 최초의 기록이다. 그리고 5번의 도루왕 제패는 '원조 대도' 김일권(82, 83, 84, 89, 90년)의 기록과 나란히 하는 대기록이다.
박해민의 대권 도전을 막아설 자로는 새롭게 떠오른 키움의 김혜성과 SK 노수광 등이 거론된다. 버나디나가 떠나면서 국내 선수들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혜성은 타석 수가 473타석으로 적었지만 빠른 발을 이용해 31개의 도루를 했다. 실패는 6개. 도루 성공률이 83.8%로 매우 높다. 노수광도 부상으로 시즌을 다 치르지 못했지만 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86.2%(29시도 25성공). 무릎 수술로 지난 시즌을 쉬었던 KT 이대형이 올해 재기에 성공할지도 관심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역대 최다 도루 1위
김일권(총 5회) 1982, 1983, 1984, 1989, 1990년
이종범(총 4회) 1994년, 1996년, 1997년, 2003년
정수근(총 4회) 1998년, 1999년, 2000년, 2001년
이대형(총 4회)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박해민(총 4회)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