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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천하'였던 KBO, 반가운 우완 에이스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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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성적을 내는 우완 에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KBO리그에는 국내 좌완 에이스들이 득세했다.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을 비롯해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SK 와이번스) 등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빠졌지만, 두산 베어스 장원준도 제대 후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2017시즌 평균자책점 '톱 10' 중 국내 투수는 단 4명. 그 중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을 제외하면 장원준 차우찬(LG 트윈스) 양현종이 모두 좌투수였다. 꾸준하게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지난 시즌은 전혀 다른 흐름이었다.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장원준은 평균자책점 9.92로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차우찬도 평균자책점이 6.09로 치솟았다. 12승(10패), 170이닝 등의 표면적인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볼넷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고전했다.

오히려 우완 투수들의 약진이 돋보였다. 두산 이용찬은 25경기에서 15승3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다. 최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4위 등 각종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규정 이닝(144이닝)을 간신히 채웠으나, 국내 투수들 중 손 꼽을 만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는 김광현 외에도 박종훈 문승원 등 제 몫을 해주는 선발 투수들의 덕을 제대로 봤다. 우완 언더핸드 박종훈은 2년 연속 규정 이닝을 채웠다. 매번 이슈가 됐던 제구 문제를 잘 풀어갔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4.18.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로 변모했다. 문승원도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리그에 꾸준한 우완 투수들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베테랑 윤성환(삼성 라이온즈)은 최근 3년간 규정 이닝을 채우며, 평균자책점 4.98을 마크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24경기에서 5승9패, 평균자책점 6.98로 부진했다. 우규민(삼성) 류제국(LG) 등 중고참 선수들이 최고의 시즌을 보내기도 했지만, 성적이 들쑥날쑥했다.

더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기대된다. 지난 2017시즌 우완 정통파 선발 투수들이 새롭게 등장해 시원시원한 투구를 펼쳤다. 박세웅 장현식(NC 다이노스) 등이 그 주인공. 하지만 프로에서 많은 이닝을 투구한 탓인지 지난해 나란히 부상에 시달렸다. 부상을 털고 반등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원태(키움 히어로즈)는 2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쌓으며, 팀의 국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최원태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완주에는 실패했다. 이들이 착실히 성장한다면, 리그에 우완 에이스는 더 풍족해진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