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역사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필리핀을 상대로 첫 단추를 끼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7일 밤 10시30분 두바이스타디움에서 펼쳐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랍에미리트아시안컵 C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필리핀과 격돌한다. 한국은 1956년 홍콩 대회, 1960년에 한국 대회에서 2연패한 이후 1972년, 1980년, 1988년, 2015년 총 4차례 준우승했다. 59년째 무관의 한을 이어가고 있다.
C조의 한국은 필리핀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12일 오전 1시·알아인), 중국(16일 오후 10시 30분·아부다비)과 잇달아 격돌한다. 조별리그 첫 상대 필리핀은 역대 전적에서 7전 7승으로 절대 우세하지만 1980년 3월 이후 맞붙은 적이 없다.
이번 대회 한국은 역대 최강 스쿼드다. 지난해 47경기에서 33골을 몰아친 '갓의조' 황의조와 최근 5경기에서 6골5도움을 몰아친 '손세이셔널' 손흥민, 독일 홀슈타인 킬에서 주전으로 활약중인 10번 이재성이 '1992년생 닥공 라인업'을 구축했다. 기성용 구자철 이청용 지동원 등 2010년 카타르아시안컵부터 달려온 베테랑들이 든든한 중심을 잡는 가운데 황희찬, 황인범, 김문환, 김민재 등 아시안게임 2연패를 이끈 당찬 젊은 피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손흥민은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1-2차전이 끝난 후인 14일 새벽 토트넘-맨유전을 치른 후 두바이행 비행기에 오른다.
C조 최약체로 꼽히는 필리핀은 FIFA랭킹 116위, AFC랭킹 21위다. 2015년 스즈키컵 결승행과 지난해 4강행을 이끈 멤버들이 주전이다. 이번 대회 24개팀이 6개조로 나뉘어 각조 1-2위팀과 4위내에 든 3위팀이 16강에 오른다. 전력상 쉽지 않은 16강행, 첫 상대부터 최강 한국을 만났다. 6일(한국시각) 필리핀 매체 마닐라스탠다드는 한국과의 1차전을 앞둔 스벤 에릭손 감독의 인터뷰를 실었다. 잉글랜드 최초의 국가대표 외국인 사령탑인 백전노장 에릭손 감독은 16강 목표를 또렷이 했다. "우리가 16강 토너먼트로 올라가려면 분명한 타깃을 가져야 한다. 그저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는 행복하지 않다. 물론 행복하다. 하지만 충분치 않다. 예선 통과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캡틴' 필 영허즈번드는 이번 대회 출전하는 필리핀 선수 중 가장 경험 많은 에이스다. A매치 105경기에서 52골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미드필더 파트릭 스트라우스와 레프트백 다이스케 사토의 합류는 큰 힘이다. 스트라우스는 독일 2부리그에서 활약중인 선수로 스즈키컵에 참가했으나 준결승전에는 소속팀 복귀로 인해 준결승전은 뛰지 못했다. 사토는 루마니아에서 활약중인 선수다. 대부분은 지난달 스즈키컵 스쿼드를 유지하는 가운데. 덴마크 AC포르센스에서 뛰고 있는 골키퍼 케빈 한센이 새로 가세했다. 2016년 북한전에서 3대2 승리를 이끌었던 미드필더 미구엘 탄턴이 복귀했고, 부상으로 스즈키컵에 나서지 못했던 하비에르 파티뉴도 돌아왔다.
에릭손 감독은 "필리핀은 단 하나의 목표를 갖고 나아가야 한다. 조별예선 통과, 이후 더 멀리 가는 것이 목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해낸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렇게 되면 이후 일어날 모든 일들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