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연패 탈출, SK에는 어떤 의미가 될까.
서울 SK 나이츠가 기나긴 연패에서 탈출했다. SK는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부산 KT 소닉붐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1대90으로 신승, 오랜만에 웃을 수 있었다.
이날 혼자 49점을 넣은 주장 김선형이 눈물을 쏟았을 정도로, SK에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다른 팀도 아니고, 디펜딩챔피언이 무기력하게 추락하는 모습에 SK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경기력 문제를 떠나, 어떻게든 연패를 끊어내야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수 있는데, 연패가 생각보다 길어져 팀이 완전히 붕괴되기 직전이었다.
10승21패. 이제 겨우 두자릿수 승수를 채웠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위 원주 DB 프로미와의 승차가 5.5경기나 된다. 연패는 끊었지만, 그 1승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일단 긍정과 부정의 기운이 동시에 존재한다. 프로 스포츠는 흐름 싸움. 연승이 길었던 팀은 연승이 끝나면 연패를 탈 확률이 높아지고, 연패를 끊은 팀은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되면서 이후 180도 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SK의 경우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이 있는 팀이기에, 연패 탈출을 신호탄으로 확 달라질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듀안 섬머스의 부상으로 일시 대체 영입된 아이반 아스카가 SK의 팀 컬러에 잘 들어맞을 조짐이다. 폭팔적인 득점력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빠르고 잘 달리는 스타일이기에 SK가 추구하는 속공 농구와 궁합이 맞다. 속공, 수비, 리바운드 등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어렵게 승리를 따낸 후, 그 분위기를 살려야 하는데 곧바로 만나는 팀이 최강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인점은 마음에 걸린다. 시즌 첫 경기에서는 SK가 이겼지만, 이후 열린 2경기에서는 모두 완패했다. KT전 승리의 경우, 선수들의 투혼도 좋았지만 사실상 김선형의 원맨쇼로 이긴 경기다. 한 시즌 2~3번 나올 수 있는 장면. 김선형의 이런 퍼포먼스가 매번 반복되기는 힘들다.
안영준의 부상도 아프다. 무릎 부상 후 복귀해 점점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안영준은 KT전 발목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뛰기 힘들어 보인다. 지난 시즌 신인왕 안영준이 있고, 없고는 차이가 크다. 지역 방어 등 수비에서 공헌도가 크고, 공격에도 자신감이 붙은 상태였다.
남은 일정도 힘들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3경기를 치러야 하는데 화-목-토요일 퐁당퐁당 일정이다. 울산-잠실-원주를 오간다. 안그래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운용이 어려운데, 힘든 일정이 SK를 더 괴롭힐 수 있다.
SK 입장에서는 브레이크 전 3경기에서 최소 2승 이상을 거두고 휴식에 들어가야 후반기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