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꼰대와 편견없는 소통"…'도올아인' 김용옥X유아인이 말하는 '평화'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도올아인 오방간다'의 김용옥과 유아인이 "꼰대와 편견이 아닌 솔직함과 진실함이 가득한 방송"을 강조했다.
3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KBS 새 예능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출연자인 도올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 제작진이 함께 했다.
도올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3.1운동 100주년 기념 방송"이라고 강조하며 "한세기 동안 우리 민족이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아인은 "전 '도올아인 오방간다'의 유아인 역을 맡았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이어 "배우 유아인이 김용옥 선생님과 함께 하며 어떤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어떤 의미있는 담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이시대를 살아나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김용옥은 두 사람이 뭉치게 된 계기에 대해 "평소엔 젊은이들과 자주 만나지 못한다"면서 "유아인은 영화 '버닝'을 보고 감명받았다. 이창동 감독님과는 평소 교류하는 사이여서 첫 만남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인은 참 특이한 인물이다. 배우로서의 연기뿐 아니라 그 내면의 표현 충동이 가득차 있더라"면서 "같이 밥을 먹었는데, 유아인이 우리집 흰쌀밥에 반해버렸다. 거기서 내가 또 반했다. 많은 음식이 내놓았는데 하필 그 속에서 흰쌀밥의 맛을 느낄 줄 안다는 건 대단한 경지"라며 설명했다.
김용옥은 "원래 KBS가 내게 원한건 칠판 놓고 강의하는 내 방식의 방송이었는데, 이번에 다르게 해보려고 했다"면서 "배우들도 자기 영역을 떠나 여기 나오는게 별 득이 없지 않냐. 유아인을 우리 집에 모셔다놓고 간신히 설득했다"고 전했다.
유아인은 "이 시대를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닌 국민으로서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고민을 해왔다"며 "도올 선생님을 만나뵙고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오랫동안 칠판을 뒤에 두고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향해 외쳐온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강렬한 순수함, 시대를 만들어가는 인간으로서의 의지에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또 "그 유명한 도올이 아닌 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어른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옥은 "유아인은 내게도 야안을 친다. 유아인이 말하는 건 '젊은이에게 역사지식의 실전적 의미'다. 다 좋은데, 그래서? 라는 그 자세가 상당히 고맙다"면서 "나보다 배우 유아인이 현대 사회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한류를 이야기한다면, 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 또한 배우로서의 단계다. 특별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용옥은 "세계인에게 인도 하면 마하트마 간디가 있다. 한국인에겐 해월(최시형)이 있다. 이 위대한 인물을 발굴해내고, 모두가 자신의 삶속에서 해월이나 여운형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에 대해 "도올은 꼰대, 유아인 자기 주장 강한 배우, 그런 반론이야말로 우리에게 생명을 준다"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강조하며 "조금더 진실하게, 조금더 유익한 가치관을 던져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유아인도 "인터넷만 켜도 만나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세상이다. 왜 싸우고 싶은가, 그 투쟁을 위해 이루고 싶은 게 뭐냐, 결국 평화와 더 좋은 삶의 방식 아니냐"면서 "월드컵 올림픽 그런 때 가졌던 결기나 의지가 그 순간이 자니면 사라지고 각자도생으로 간다. 어떻게 해야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담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유아인은 "솔직하기로 작정했다. 우리 모두에게 의미있는 시간이 될 거다. 공영방송 KBS, 그것도 광고없는 1채널에서 상업성을 덜어내고 공공성을 살린 방송"이라며 "배우로서 제게 득이 될 일은 없겠지만, 인간 유아인이 평소 가지지 못했던 시간"이라며 웃었다. 유아인과 김용옥은 "제가 관객 속으로 뛰어들어갈 거다. 정답이나 솔루션이 아닌 고민을 나눠보는 시간", "문답이 아닌 관객의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저는 젊은이를 대변하지 못한다. 그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한 젊은이로서 제 삶을 들려드리고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것 자체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어렵지만 제 모습이 의미있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누구인가, 어떤 나라에서 함께 살고 있나,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함께 하는 유의미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용옥은 "전에 없는 형식을 가진 새로운 프로그램임엔 틀림없다. 나이를 먹어가는 내 입장에서도 유아인 같은 친구와 한 무대에 서는 게 영광"이라며 "이희문이란 친구도 씽씽밴드라고 우리 민요를 가지고 BTS 못지 않은 세계적인 명성이 있다. 가공 없이 수백개의 민요를 이용해 장면장면에 개입해할 예정이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유아인이 초대했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두 사람은 "새해 복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간담회를 마쳤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이 시대의 스승 김용옥과 거침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배우 유아인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함께 하는 방송이다.
동서남북과 남녀노소를 아우를 신개념 지식 버라이어티 쇼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에 KBS1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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