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결단을 내렸다. 새로운 타격코치를 영입했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장종훈 수석코치-송진우 투수코치 등 이른바 '레전드 삼총사'의 귀환으로 화제를 모았다. 결과는 11년만에 가을야구.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평가가 엇갈린다. 마운드 변혁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타격은 시즌 중반 이후 속을 썩였다. 한용덕 감독은 "공격 야구보다는 마운드와 수비 위주로 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과가 났으니 루트는 덜 중요할 수 있다. 다만 약점이 부각되면 장점도 희석된다. 장종훈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의 속은 1년 내내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한화는 오랜 고민끝에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거물급 타격코치인 타나베 노리오 전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 감독을 1군 타격코치로 영입했다. 이미 두차례 타격 인스트럭터로 한화 야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물이다.
2019년 한화 방망이의 변신 키는 김태균(37)과 하주석(25)이 쥐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팀타율 2할7푼5리로 전체 8위에 그쳤다. 팀홈런은 151개로 7위. 팀득점(729) 9위, 팀안타수(1369) 9위, 팀타점(668) 9위 등 타격 전부문이 하위권이었다. 정규시즌 3위팀의 방망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치였다. 불펜 1위, 팀마운드 2위를 감안하면 올해 타격에서의 상승은 즉각적인 효과를 더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있었다.
타격코치 1명이 바꿀 수 있는 범위에 대해선 의견이 상충한다. 효과를 최소치로 산정한다해도 확실한 분위기 전환은 가능하다. 때로 약간의 변화는 엄청나게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범위를 좁혀 김태균, 하주석 둘만 살아난다면 해볼만 하다. 김태균은 한화의 상징같은 선수다. 지난해 각종 부상으로 7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타율 3할1푼5리에 10홈런 34타점. 일본프로야구 시절을 빼고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 16시즌 동안 최소경기, 최저타점타이, 두 번째로 적은 홈런이었다. 37세 베테랑이지만 김태균의 성실함은 정평이 나 있다. 몸관리가 특별하다.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메우며 리그에서 롱런했다. 이제 선수로 활약할 시간이 지나온 시간보다 훨씬 짧다. 김태균은 일찌감치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더 나은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주석은 팀의 주전 유격수다. 폭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로 키스톤 수비라인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타율 2할5푼4리로 최악의 슬럼프를 겪었다. 그럼에도 141경기를 뛰었다. 수비에 대한 기여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은 "하주석은 팀의 미래"라며 선수기용에 대한 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해도 하주석은 팀 수비라인의 중심에 설 것이 분명하다. 하주석은 고교 1학년때 이영민 타격상을 받았다. 2012년에는 신인지명 전체 1번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풀타임 첫해인 2016년 타율 2할7푼9리에 10홈런으로 가능성을 열었다. 2017년에는 타율 2할8푼5리 11홈런으로 성장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지난해 미끄럼을 탔다.
김태균이 상위타선 핵, 하주석이 상하위 타선의 연결고리만 제대로 되어준다면 한화는 일순간 강해질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