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의 전성 시대, 올해부터 시작될까?'
'무관의 대기'로 불렸던 그리핀이 화룡점정에 성공하며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핀은 2018년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KeSPA컵' 결승전에서 젠지 e스포츠를 3대0으로 압도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8강부터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의 플레이를 보여주며 창단 후 첫 우승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리핀은 지난해 챌린저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우승 자격으로 서머 시즌부터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데뷔, 시즌 후반까지 단독 1위를 달리며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포스트시즌과 롤드컵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연달아 승리 문턱에서 역전패를 허용하며 신생팀으로서의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롤드컵 부진의 여파로 LCK 대부분의 팀들이 주전 라인업을 대폭 교체하며 변화를 주는 사이, 그리핀은 기존 멤버들을 그대로 지켜내면서 팀워크를 다져 이번 KeSPA컵에서 '완전체'로 거듭난 느낌을 줬다. e스포츠 전문기업인 스틸에잇이 대주주가 되면서 기존보다 선수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된 것 역시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지난해 롤드컵에서 드러났듯 다양한 챔피언 폭을 활용하고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교전을 하며 우위를 점해가는 최근의 메타 트렌드를 국내에서 가장 잘 발휘하고 있는 팀이 바로 그리핀이기에 올 시즌 국내뿐 아니라 국제대회에서도 구겨진 한국팀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선두 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높다.
그리핀은 이번 대회 8강에서 지난해 롤드컵 8강 진출팀인 아프리카 프릭스를 2대0으로 제압한데 이어, 챌린저스 코리아를 통해 올해 LCK 스프링 시즌에 첫 데뷔를 하는 패기의 팀인 담원 게이밍마저 2대0으로 가볍게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이어 주전 선수들이 많이 교체됐지만 '피넛' 한왕호를 영입하며 다시 한번 팀워크가 강한 팀으로 거듭한 젠지를 맞아 1세트에서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미드라인 한타 싸움에서 대승을 거둘 정도로 역전승까지 일궈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2~3세트에선 미드 라이너인 '초비' 정지훈이 챔피언 이렐리아로 대활약을 펼치는 등 모든 라인에서 실수가 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무실세트 우승을 확정지었다.
물론 올 시즌 LCK에 나설 대부분의 팀들이 라인업 변화로 인해 이번 KeSPA컵에서 완벽한 실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2017년 KeSPA컵에서 오랜만에 우승을 맛본 KT 롤스터가 이 기세를 이어나가 지난해 서머 시즌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포스트시즌 결승까지 제패한 것을 봤을 때, 이미 검증된 실력에 경험과 우승이라는 자신감까지 보태진 그리핀이 올 시즌 국내외에서 전성 시대를 이어갈 가능성은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미 팬들 사이에선 국내외 대회를 제패했던 지난 2015~2017년 SK텔레콤 T1의 '리즈 시대'를 이어갈 팀이란 때 이른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전설의 동물인 그리핀이 e스포츠에서도 '전설'의 팀으로 날아오를지 지켜보는 것이 올 시즌을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