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동통신사를 변경한 휴대전화(번호이동) 이용자 수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에 따른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번호이동 대신 기존 통신사를 유지 할 경우 받게 되는 추가 할인 혜택을 이용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3사와 알뜰폰의 번호이동 건수는 566만601건이다. 전년 대비 135만3828만건 가량이 줄었다. 월 평균으로 보면 47만1717건에 그치며 2005년 46만4391건 이후 처음으로 번호이동 건수가 50만건 아래로 떨어졌다.
2012년 105만건에 육박했던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이통사의 보조금 경쟁을 제한한 단통법 시행 이후 2015년 58만건으로 떨어진 뒤 3년간 50만건대를 유지해왔다.
이통사별로 보면 번호이동 건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191만4398만건으로 전년 대비 55만6103건이 줄었다. SK텔레콤 번호이동이 200만을 밑돈 것은 2004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각각 138만7468건과 135만8818건으로 전년보다 35만9958건, 33만6285건이 줄었다.
알뜰폰의 지난해 번호이동 건수는 99만9917건으로 전년보다 10만1482건이 감소했다.
지난해 번호이동이 대폭 감소한 것은 이통사의 보조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지난해 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차별적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단통법을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506억3900만원을 부과하자 불법 보조금 근절 캠페인에 나섰다.
요금할인(선택약정) 확대도 한몫했다. 2017년 9월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높아지자 공시지원금을 받고 이통사를 옮기는 대신 기존 통신사를 유지한 채 추가 할인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5% 요금할인 가입자는 작년 1월 566만명에서 8월 1768만명으로 증가했다. 통신사를 유지한 채 휴대전화만 변경하는 기기변경 건수는 작년 11월 114만2684건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번호이동 건수 53만1857건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도입 이후 이통3사가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보다 혜택 강화를 통한 충성고객 확대에 나선 것이 번호이동 감소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가 5G 서비스 개인 상용화 원년인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를 이통사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당분간 비슷한 흐름세를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