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새 외국인 야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7)는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주 포지션은 포수, 하지만 투수로도 뛴 적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이던 지난 2016~2017시즌 투수로 빅리그 6경기에 구원 등판해 5⅓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은 10.13으로 처참했지만, 98마일(약 158㎞)의 공을 뿌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베탄코트는 이외에도 1, 2루, 외야 수비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NC는 지난해 12월 중순 베탄코트 영입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포수 양의지를 보강하면서 안방 보강을 마쳤다. 베탄코트의 주포지션은 포수지만 KBO리그 최고의 안방마님으로 불리는 양의지가 우선 순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외국인 타자로 '한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베탄코트를 어떻게든 활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NC가 그에게 어떤 롤을 맡길지에 관심이 쏠린다.
베탄코트는 메이저리그 통산 161경기 타율 2할푼2리, 8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는 타율 2할9푼7리, 20홈런을 기록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NC 중심 타선을 책임질 역량은 충분하다는 평가. 지난 두 시즌 간 중심타선에서 활약했던 재비어 스크럭스의 자리를 그대로 물려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비 역시 스크럭스가 맡았던 1루 기용이 유력해 보인다. 베탄코트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1루수로 8차례 나서 57⅔이닝을 뛴 바 있다. 경험 뿐만 아니라 수비력에서도 딱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진 못했다. 스크럭스가 수비에서 여러모로 아쉬움을 드러낸 적이 있었던 만큼, 베탄코트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는게 사실이다. 때문에 양의지와 로테이션으로 포수 자리를 책임지는 쪽에 좀 더 무게가 쏠리지만, 투수와 소통이 중요한 안방마님 포지션을 생각해보면 외국인 선발 투수와의 배터리 정도로 활용폭이 좁은게 사실이다.
이동욱 NC 감독은 "베탄코트는 중심 타선에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수 모두 아직까진 비디오를 통해 플레이를 확인한게 전부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여러 자리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 다른 부분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훈련에서 드러난 기량이나 컨디션, 경기 상황 등 여러가지 모습을 보고 최적의 자리와 활용 방안을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