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째를 맞는 농구영신.
이틀이 지났지만, 확실히 파급 효과는 있다. 프로농구의 인기는 바닥을 치고 있지만, '농구영신' 이벤트는 확실히 신선하다.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이벤트. 그리고 프로농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사다.
'송구영신'을 농구장에서 한다는 의미의 '농구영신'은 올 시즌 3회째. 지난 12월31일부터 오후 11시부터 1일 새벽 2시까지 1박2일로 진행됐다. 창원 LG와 부산 KT의 경기가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일찌감치 예약은 꽉 찼고, 경기장 곳곳에 입석 관중도 많았다. 올 시즌 최다 7511명. 3회째인데 파급력이 상당하다.
프로농구의 대표 상품으로 손색이 없다. 예를 들어 5개 구장에서 동시에 '농구영신'을 한다든지, 적어도 2~3개 구장에서 함께 하면서 확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농구영신'을 확대하는 것에는 2가지 장애물이 있다.
일단, 오후 11시에 시작한다. 선수들의 경기 사이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그런데 현장의 반응은 예상보다 괜찮았다. LG 현주엽 감독과 KT 서동철 감독은 "농구 팬이 많이 오는 게 선수들에게는 가장 좋은 동기부여"라고 했다. KT 양홍석은 "피곤하지 않다. 오히려 팬이 많이 찾아주시니까 힘이 난다"고 했다.
사실 컨디션 조절에 지장이 있을 순 있다. 하지만 1회성 이벤트다. '프로'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견딜 수 있는 특별 행사다.
2번째 장애물은 각 구장과 프런트의 준비과정이다.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한다. 그런데 현장의 모 프런트는 "탐나는 이벤트다. 지금 (농구영신을) 1경기 밖에 하지 않지만 언제 우리 차례가 올 지 모르겠다"고 했다.
KBL은 신청팀을 중심으로 1경기를 한다. 또, 3회째를 맞고 있는데, 리턴 매치 형식으로 치르고 있다. 1회는 고양실내체육관(오리온-SK), 2회는 잠실학생체육관(오리온-SK)에서 열렸다.
3회가 창원에서 열렸기 때문에 내년에는 부산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 지금 시스템이라면 10년간 1번 꼴로 각 구단의 홈구장에 돌아가게 된다. 빈도수가 너무 적다.
내년, 일단 2경기 정도로 확대한 뒤, 반응을 보고 더 많은 확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단지 신청팀을 받는 대신, KBL이 주도적으로 아예 '농구영신'을 시스템화시켜 일정에 포함하는 방법도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