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투자가 무조건 성적을 보장하진 않는다.
2017시즌이 끝난 뒤 많은 FA 선수들이 권리를 행사했다.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해외파 선수들이 국내 무대로 돌아오면서 통 큰 투자가 이어졌다. 대어급 선수들이 포진하면서, 이적도 활발했다. 김현수가 4년 총액 115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고, 황재균은 4년 88억원에 KT 위즈로 이적했다. 강민호는 4년 8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로 둥지를 옮겼다. 롯데 자이언츠는 강민호를 잃었지만, 민병헌을 4년 80억원에 데려왔다. 손아섭(4년 98억원) 잔류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1~2명의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성적이 수직 상승하는 건 아니다. 당시 거액을 투자한 구단 중 롯데를 제외하면, 2017시즌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팀들. 분명 팀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됐지만, LG, 롯데, 삼성, KT는 나란히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단번에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FA 시장에선 NC가 '큰 손'이 됐다. 최대어로 꼽힌 포수 양의지를 4년 총액 125억원에 영입했다. NC는 포수 갈증을 풀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던 김태군이 입대하면서 NC 포수진은 최대 약점이 됐다. 그동안 내부 육성과 준척급 영입으로 빈자리를 메우려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불안했다.
양의지는 공수를 두루 갖춘 리그 최고의 포수다. 타율 3할 이상이 보장되고, 영리한 리드로 젊은 투수들을 이끌 수 있다. NC는 가장 큰 약점을 메웠다. 다만 기존 선수들의 반등도 절실하다. NC는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5.4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싹 바뀐 외국인 투수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팀 타율도 2할6푼1리로 최하위. 그래도 양의지가 두 부문에서 모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양의지가 새 둥지를 찾은 뒤 FA 시장은 잠잠하다. '대어급' 선수들이 사실상 모두 제자리를 찾았기 때문. 지난 시즌처럼 하위권에 머문 구단들이 통 큰 투자를 하기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확연히 바뀐 흐름 속에서 NC의 투자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벌써 궁금해진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