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2019시즌 운명은 선발 로테이션이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해 부동의 리그 1위를 지켰던 불펜의 큰 틀은 올해도 변함없다. 성공한 팀은 잘되고 있는 것은 흔들 이유가 없다. 타선은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최고 관건은 지난해 중반 이후 발목을 잡았던 선발 로테이션 재건이다.
한화가 지난해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한 데는 1선발이었던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의 활약이 컸다. 샘슨은 30경기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4.68을 기록했다. 역대 한화 출신 외국인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195개의 탈삼진으로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이유는 후반기 부진과 많은 투구수 때문이었다. 제구가 흔들릴 때가 꽤 있었고, 상대 분석이 본격화됐다는 것이 한화 내부 판단이었다.
대신 1선발로 영입한 선수는 호주 출신의 워윅 서폴드(29)였다. 100만달러를 꽉 채워 데려왔다. 서폴드는 샘슨과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샘슨이 힘으로 윽박지르는 삼진형 투수라면 서폴드는 땅볼을 유도하는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한다. 비교적 성공한 투수로 평가받은 샘슨을 버리고 데려온 만큼 서폴드를 바라보는 한화는 긴장감을 지울 수 없다.
서폴드는 평균 91마일(146km) 정도의 직구를 던졌다. 최고 93마일(150km)까지 던지기도 했지만 지난해 직구 최고구속은 92마일(148km) 전후다. 최근 2년간 불펜으로 활약했다. 선발로 전환하면 구속은 다소 떨어진다. 올해 대전구장 마운드에서는 145,146km의 직구를 자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장기는 컷패스트볼이다. 89마일(143km) 전후의 구속인데 매우 빠르게 떨어지며 휘어진다. 120km대 중반의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도 구사한다.
삼진보다는 땅볼 양산이 많은 유형이다. 한화 송은범은 지난해 투심 패스트볼로 리그 정상급의 땅볼 투수로 올라섰다. 대성공이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서폴드의 장점은 힘있는 직구와 더불어 다양한 변화구에 있다. 변화구 제구가 상당히 좋다. 안정감에서는 샘슨보다 우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직구와 변화구 모두 평균, 또는 평균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KBO리그에서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변화구만 놓고보면 미국 현지에선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보다 나은 평가를 받았다. 직구 역시 국내 수준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147km 이상이면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 다만 불펜에서 풀타임 선발로 전환하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타팀도 겪는 비슷한 고민이다. 2016년 술집에서 다툼이 있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 성실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를 버리고 땅볼 양산형 맞혀잡는 투수를 영입한 한화. 1선발이 중심을 잡아야 선발진이 바로 선다. 서폴드의 어깨가 무겁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