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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스트레스多"…'PMC' 하정우 극한 도전, 독 될까 득 될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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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어 대사, 한정된 장소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되어 작전의 키를 쥔 닥터와 함께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 전투 액션 영화 'PMC: 더 벙커'(이하 'PMC', 김병우 감독, 퍼펙트스톰필름 제작).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PMC: 더 벙커'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군사기업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 역의 하정우, 광활한 지하 벙커를 탈출하려는 닥터 윤지의 역의 이선균, 그리고 김병우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PMC'는 국적도 명예도 없이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을 뜻하는 PMC(Private Military Company)를 국내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이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리스크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설계로 극장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더 테러 라이브'(13)의 김병우 감독이 5년 만에 꺼내든 신작 'PMC'는 올해 마지막 스크린을 장식할 화제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한정된 공간, 폐쇄된 공간을 다룬 영화는 흥행성이 약하다는 영화시장의 편견을 깬 김병우 감독이 다시 한번 한정된, 폐쇄된 공간을 공략, 스피드한 연출력으로 스크린 문을 두드린 것. 전작에서 방송 스튜디오만으로 2시간을 꽉 채웠다면 이번 'PMC'는 지하 30m의 광활한 벙커 세계를 통해 한계에 도전한다.

특히 'PMC'는 전투 액션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 전투 화면을 사용, 관객이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이선균의 경우 외부와 단독으로 교신하는 장면을 위해 직접 POV캠을 들고 연기와 동시에 촬영을 진행했는데 이런 눈물겨운 노력덕분일까.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독특한 앵글과 전개 방식은 기존 액션 영화와 다른 신선함을 안겨준다. 다만 이런 전개방식이 영화 내내 이어져 전체적인 스토리의 몰입도를 방해한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과한 특수효과로 스토리의 본질이 묻힌 것. 여러모로 '투머치(Too Much)'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대치가 높았던 탓일까. 전작에서 김병우 감독과 찰떡 케미를 선보인 하정우는 두 번째 호흡을 맞춘 'PMC'에서 전작만큼 하드캐리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 '암살'(15, 최동훈 감독)을 시작으로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까지 연이어 트리플 천만 관객을 동원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중 하나였던 하정우는 '더 테러 라이브' '터널'(16, 김성훈 감독)과 반복된 캐릭터로 안주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말 '마약왕'(우민호 감독)의 송강호, '스윙키즈'(강형철 감독)의 도경수, 그리고 '아쿠아맨'(제임스 완 감독)의 제이슨 모모아까지 팽팽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PMC'의 무게를 짊어진 하정우가 이러한 12월 대첩에서 무사히 생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하정우는 "고생은 모든 배우가 다 겪는 일이고 반복되지 않나. 그래서 고생에 대한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 지난 5년간 이 작품에 여러가지 시나리오 버전, 시나리오가 계속 나오면서 업데이트 되는 과정들, 또 촬영하면서 겪은 기억들이 전반적으로 생각이 났다"며 "이런 소재, 이런 시나리오를 받게 돼 큰 행운이라 생각이 된다. 전작에서 김병우 감독과 '더 테러 라이브'로 인연을 맺은 게 정말 큰 행운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데 계속 매년 관객을 만나면서 재미를 찾았고 그런 고민의 결과인 것 같다"고 곱씹었다.

실제로 하정우는 'PMC'에서 연기뿐만이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에서 멀티플레이 역할을 도전하게 된 하정우는 "연기하면서 정신이 없었다. 주인공을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영화 완성판에는 CG로 만들었지만 실제로 연기할 때는 맨 벽을 보면서 연기했다. 계산을 맞춰 리액션을 연기해 나갔다. 의족을 찬 설정 때문에 쉽게 이동을 할 수도 없고 바닥에서 거의 포복 자세로 움직여야 했다. 좁은 공간에서 카메라가 3대가 들어와야 해서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보통 촬영보다 짧은 시간 임팩트있게 진행하려고 했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하정우는 'PMC'에서 영어 대사를 소화한 것에 대해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당시에는 일본어로 대사를 해서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익히 알고 있다. 'PMC'에서도 대부분의 대사를 영어로 소화했는데 영어 선생님께서 정확히 차갑게 발음을 지적했을 때 괴로웠다. 촬영 4개월 전부터 독해를 시작했고 촬영 한 달 전에는 외국에 나가 집중해서 영어 대사를 연마했다. 돌아와서 김병우 감독과 일주일에 다섯번씩 만나 대사를 맞췄다. 세 분의 영어 선생님이 계셨다. 후반 작업할 때도 많은 공을 들여 영어 대사를 소화하려고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믿보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하정우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계획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지 않나? 감사하다. 관객의 칭찬과 사랑으로 힘을 받아 더 열심히 살아가고 영화 작업에 몰두하는 것 같다. 그러한 모든 것들이 지금의 배우 하정우를 만든 것 같다. 1부터 100까지 감사한 일이고 한편으로는 너무 부끄럽다. 'PMC'가 얼마나 관객에게 사랑받을지 모르겠지만 온전히 즐겁고 재미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 '믿보배'로 불러주시는 것만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고 의미를 새겼다.

북한 사투리를 소화한 이선균은 "관객이 어떻게 볼지 걱정되는 부분이다. 사투리 억양이 튀지 않는 선에서 끌고 가려고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병우 감독은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에이헵 옆자리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길 바랐다. 그래서 촬영도 이런 콘셉트를 하게 됐다. 5년 전 첫 작품을 만들면서 스스로 실책을 분석하려고 했다. 사람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이번엔 두 명의 주인공으로 엔딩을 마무리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선균의 대사가 안들린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내가 고민했던 지점이었다. 아무래도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이기 때문에 소리가 안 들렸을 수도 있다. 선택을 해야 했는데 결국 전쟁 상황이라는 상황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장면은 '좀 과했다'라고 느낄 수도 있을테고 멀미를 호소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어 이런 전개와 앵글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PMC: 더 벙커'는 하정우, 이선균, 제니퍼 엘 등이 가세했고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