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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단독인터뷰] 남주혁 "자랑스럽다 말해준 인성이형, 형과 만남은 인생의 행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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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018년은 제겐 '가문의 영광'이었죠." 인생의 첫 영화, 첫 노미네이트, 첫 영화 시상식 참석, 청룡영화상 신인상 수상까지, 2018년은 배우 남주혁(24)에게 꿈같은 한 해가 됐다.

영화 '안시성'(김광식 감독) 남주혁이 지난 23일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에서 김영광('너의 결혼식'), 성유빈('살아남은 아이'), 위하준('곤지암'), 이가섭('폭력의 씨앗')을 누르고 남우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올해 신인 남우상 후보들은 사극 액션, 로맨틱 코미디, 호러, 탄탄한 저예산 독립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완전히 대비되는 매력과 연기력을 보여주며 심사위원들을 고민에 빠뜨렸고 심도 있는 토론 끝에 남주혁이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남주혁은 200억의 제작비가 투입된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에서 조인성, 배성우, 박성웅, 엄태구 등 쟁쟁한 스타급 배우들 사이에서도 가장 빛나는 활약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 무대 위에서 긴장한 나머지 빨개질 때까지 양손을 힘껏 누르고 있었다는 남주혁. 그는 수상 당시를 떠올리며 "너무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살면서 그런 큰 시상식, 멋진 자리에 올라가 본 적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떨렸다"고 입을 열었다. 앞서 두 차례 다른 영화상 시상식에서도 신인상을 받았던 남주혁은 '청룡영화상 수상'만은 생각지도 못했었다고 덧붙였다."정말 예상도 못했어요. 앞서 다른 시상식에서는 상을 받았지만 청룡영화상까지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저는 그저 제가 다른 선배님들과 함께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제가 이런 자리에 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죠. 제 인생에 있어서 이런 자리에 온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못했어요.

상을 받고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것 뿐이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정말 쉽게 말할 수 있는 말일 수 있지만, 말로 그치지 않기 위해 더욱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스스로 지금 이 상태에서 멈춰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정마 정말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열심히 달려가야 겠다는 생각 밖에 없어요. 사실 이렇게 큰 상을 받으니 감사하면서도 부담감이 안생길 수 가 없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런 순간들을 굉장히 무서워 했어요. 즐겨도 되는 것들을 스스로 부족한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즐기지 못했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아직 자신이 상을 받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남주혁. "도저히 못보겠더라.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보겠지만, 굳이 제가 수상소감 한 걸 제 눈으로 다시 보고 싶지 않더라"며 쑥스럽게 웃어보인 남주혁은 '미처 못 다 전한 수상 소감'을 묻자 어머니를 언급했다.

"'안시성'을 함께 한 형님들께는 시상식이 끝난 후에 일일이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드렸어요. 수상소감을 말 할 때도 '안시성'을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말하지 못했던 분이 엄마였어요.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이 인터뷰를 빌어 다시 한번 전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남주혁은 조인성을 비롯해 모든 '안시성' 출연진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형님들이 없었다면 올해 제가 이렇게 큰 행운을 맞이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입을 연 남주혁은 "드라마는 해왔지만, 안시성은 제 첫 영화였다. 드라마와 다른 현장을 어색해 한다는 걸 아시고, 형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셨다. 늘 보살펴 주시고 보듬어주시고, 형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안시성'이 가능했다"고 전했다."제가 받은 이 신인상은 제 개인적인 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혼자 였다면 받을 수도 없었던 상이에요. 사실 저는 이런 멋진 시상식을 '안시성'을 함께 한 모든 형님들과 함께 가는 걸 상상하고 꿈꿔왔어요. 그렇게 된다면 그 자리가 더 빛난다고 상상했죠. 그런데 사실 저만 시상식에 참석하게 되는 상황이 와서 너무나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어요. 그런데 인성이 형님이 먼저 '네가 '안시성'의 자랑이다. 기죽지 말고 미안해하지 말아라. 네가 잘해서 상을 받은 거다. 형은 그게 너무 감사하고 기쁘다'고 말해주셨어요. 제가 이 나이 때, 딱 이맘 때 인성이 형을 만나게 된 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형님은 정말 제게 멘토같은 분이에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다시 한번 전해드리고 싶어요."

영화 경험이 전무했던 남주혁이 총 제작비 200억의 초대형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에 주연 배우로 합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만해도 주위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되자 남주혁은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감정의 변화를 겪고 성장하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신인상 수상이라는 기쁨까지 누리게 됐다. 그럼에도 남주혁은 신인상 트로피로 부담감을 훌훌 던지는 게 아닌 또 다른 부담감을 안고 더 좋은 연기를 향해 전진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안시성'이라는 대작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남주혁이 '사물'이라는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우려하고 걱정했어요. 전 그런 우려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도 컸고, 잘할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어요. 그런 믿음과 노력을 '안시성'을 통해서 조금은 보여드렸다고 생각은 하지만, 여전히 제 자신에 만족할 수가 없어요. 여전히 더 잘했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죠. 수상과 동시에 새로운 부담감이 생겼어요. 하지만 부담감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죠. 앞으로 연기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고, 스스로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신중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피곤한 삶일 수 있는데 저는 그런 피곤한 삶에 적응이 돼 있어요. 이런 부담감 속에서 살아가는 게 오히려 참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또 어떤 상을 받고 싶냐"는 짓궂은 질문에 남주혁은 "전 이걸로 만족한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상 욕심이 원래 없다. 어떤 상을 받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인상은 앞으로 초심을 잃지말고 늘 신인의 마음으로 연기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그 의미를 늘 기억하고 한결같이 노력하고 연기해야겠죠.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알아요. 초심을 잃지 않도록 늘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