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윤계상이 '말모이' 속 류정환 캐릭터와 공통점에 대해서 말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의 한 남자가 조선어학회 대표를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영화 '말모이'(엄유나 감독, 더 램프 제작). 극중 말을 모아 나라를 지키려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 역을 맡은 윤계상이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용산 참사 재판에 뛰어드는 국선 변호인 '소수의견'(2013, 김성제 감독), 장애를 가지고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였던 청년을 연기한 '죽여주는 여자'(2016, 이재용 감독) 등 매 작품마다 다른 캐릭터에 도전해온 윤계상. 특히 지난 해 개봉한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에서는 생애 첫 악역을 맡아 잔혹하고 무자비한 장첸 역을 완벽히 소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그런 그가 일제강점기 고뇌하는 지식인 역을 '말모이'를 통해 또 다시 변신을 꾀한다.
극중 류정환은 유력 친일파 인사의 아들이지만 아버지의 변절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민족의 정신인 말을 지키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길이라 믿는 인물. 일제에 맞서 주시경 선생이 남긴 원고를 기초로 사전을 만들기 위해 한글책을 파는 책방을 운영하며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말모이'를 이어간다. 그러던 중 까막눈 판수(유해진)을 만나 진심을 나누면서 더 큰 '말모이'의 의미를 깨닫는다.이날 일제의 탄압 속에도 목표를 잃지 않는 류정환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됐고 누군가는 그 일을 맡게 되지 않나. 류정환으로 생각했을 때는 제가 포기하면 모든 게 끝나는 벼랑 끝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과 류정환과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류정환이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제가 연기를 잡고 있는 끈과 비슷하다. 너무 잘하고 싶은데 너무 어렵다. 너무 어려운데 평가에 의해서 포기하지 않고 싶고. 그런 지점이 나와 류정환이 비슷하지 않나 싶다"며 웃었다.
또한 윤계상은 "혼자 짊어지려고 하는 스타일이 류정환과 정말 비슷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내 탓으로 다 돌리는 성격이다. 그래서 우울증도 있었다. 그런 아픔이 있기 때문에 돌아가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큰 일들을 혼자 힘으로 되지 않는 다는 생각이 있다. 지금은 일정 기준을 넘어가면 제 탓을 하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말모이'는 유해진,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이 가세했고 '택시운전사' 각본을 쓴 엄유나 작가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내년 1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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