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38)에게 2018시즌은 아쉬움이 크다.
22경기에 등판해 3승4패, 평균자책점 6.15였다. 지난 시즌 11승(5패1홀드), 평균자책점 4.21로 시즌을 마친 점과 비교하면 웃을 수가 없었다.
문제는 내용도 좋지 않았다는 것. 송승준은 시즌 초반인 지난 4월 고질병인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한 달 넘게 1군에서 이탈했다. 복귀 후에도 선발-불펜을 오가는 등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15차례 선발 등판에서 5이닝 이상을 채운 경기는 6차례에 불과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번도 없었다. 투구수가 50개를 넘어가는 시점부터 구위가 확연히 약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쇠화'가 거론되는 가운데 송승준이 새 시즌에도 롯데 선발진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
올 시즌 롯데는 선발진 문제로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새 시즌 전망도 밝진 않다. 재계약이 유력한 브룩스 레일리, 노경은과 김원중, 새롭게 보강될 외국인 투수 정도가 확실한 자원이다. 올 시즌 부진했던 윤성빈과 후반기 막판 모습을 드러낸 김건국이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제구력과 경험을 갖춘 송승준이 새 시즌에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올 시즌 이닝 소화력이나 구위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한 송승준이 과연 다음 시즌 반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대안으로 거론되는게 불펜 전환이다. 송승준은 지난 6월 1군 복귀 뒤 한동안 불펜 요원으로 활약했다. 7차례 구원 등판에서 2승 무패, 1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다. 6월 15일 SK 와이번즈전에서는 4이닝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챙기기도 했다. 당시 롱릴리프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롯데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 시즌에도 롱릴리프 요원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는 롯데의 사정상 송승준의 불펜 전환이 팀-선수가 윈-윈하는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다만 로테이션에 맞춰 몸관리가 가능한 선발과 달리 '상시 대기'인 불펜 전환이 적잖은 나이인 송승준에겐 부담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뜻 강요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진행할 스프링캠프에서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베테랑-신예 구분 없는 경쟁을 통과해야 보직을 받을 수 있다고 천명했다. 결국 송승준이 올 시즌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선발 보직 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