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160번째 동해안 더비의 승자가 됐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포항과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3대1 승리, 4경기 만에 승전보를 울렸다. 동시에 160번째 동해안 더비를 승리로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울산은 4-2-3-1 전술을 활용했다. 이종호가 원톱에 섰다. 이근호 한승규 김인성이 뒤에서 힘을 보탰다. 박주호와 이영재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발을 맞췄다. 수비는 정동호 강민수 이창용 김창수가 담당했다. 골문은 김용대가 지켰다.
포항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김승대를 중심으로 김도형과 이진현이 공격을 이끌었다. 이석현 이후권, 채프만이 중원을 조율했다. 강상우 김광석 배슬기 이상기가 포백에 위치했다. 골키퍼 장갑은 강현무가 꼈다.
160번째 동해안 더비였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어 보였다. 사실상 순위가 결정된 상황이었기 때문. 종전까지 울산(승점 60)이 3위, 포항(승점 54)이 4위에 랭크돼 있었다. 이날 경기 결과는 최종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두 팀 다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단순히 '라이벌 경기'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포항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홈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였다.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최순호 포항 감독은 "선수들이 잘 알 것"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반면, 울산은 대구와의 FA컵 결승전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는 물론이고 5일과 8일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치르는 FA컵 결승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 감독은 "믹스와 리차드는 휴식 차원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좋은 경기력과 분위기로 FA컵에 가는 것도 중요하다. 베테랑과 어린 선수를 적절히 투입한 이유"라고 말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렸다. 양 팀 모두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초반 분위기는 포항이 조금 더 좋았다. 김도형과 이후권의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울산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인성 이근호 등 발 빠른 선수를 앞세워 맞불을 놨다.
선제골은 울산의 몫이었다. 울산은 전반 30분 왼쪽에서 정동호가 올린 크로스를 이근호가 뒤에서 달려 들어오며 골로 연결했다. 울산아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포항은 9분 뒤 이진현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진현은 울산의 골키퍼가 놓친 공을 골로 완성했다. 두 팀은 1-1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두 팀 모두 물러섬 없이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상대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교체카드를 활용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포항은 이후권, 채프만을 빼고 떼이세이라와 레오가말류를 차례로 투입했다. 울산 역시 이종호와 박주호 제외하고 박용우와 주니오로 교체했다.
일진일퇴 공방전 속에서 울산이 연거푸 득점포를 가동했다. 경기가 1-1로 팽팽하던 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창용이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울산은 4분 뒤 주니오의 깜짝골로 쐐기를 박았다.
당황한 포항은 김도형 대신 김지민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퇴장 변수도 발생했다. 후반 39분 박용우가 포항 문전에서 강한 슬라이딩으로 퇴장을 당한 것. 하지만 승패에는 변함 없었다. 울산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 160번째 동해안 더비에서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