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며느리들의 공감 백배 이야기들을 선보이며 스튜디오에 참석한 남편들의 '자아 성찰'을 이끌어냈다.
이날 방송은 시어머니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은 10년 차 전업주부 며느리 아영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아영은 정태의 출근 준비를 돕던 중 시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시어머니는 "어제 넘어져서 다리가 아프다. 고모 집에 가야 하는데 네가 차가 있으니까 데려다 줘야겠다"며 부탁했다. 이를 듣던 정태는 "엄마를 부탁한다"라며 박력 포옹을 하고 떠났고 결국, 아영은 어두운 표정을 한 채 시댁으로 향했다. 아영은 시어머니에게 며느리 중 왜 자신만 찾느냐고 물었고, 시어머니는 "너는 집에서 노니까 네가 와야지!"라고 말해 지켜보는 이들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
시어머니를 시누이 집에 데려다 주는 거로만 알았던 아영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시누이 집 청소까지 하자고 말했고 아영은 시어머니의 요구에 당황스러운 기색이었다. 시누이 집에 도착한 아영은 못 이기는 척 청소를 시작했다. 아영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정태도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아영은 "시누이를 생각해서는 청소를 해줄 수 있다. 하지만 '할 일이 없는 그저 그런 며느리'라고 생각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이 서운하다"며 속마음을 전했다. 이후 아영은 시누이 집 화장실 청소까지 마무리했다. 이 모습을 본 정태는 "알고는 있었는데 직접 보니까 이건 아닌 거 같다. 어머니랑 누나한테 따끔하게 이야기를 하겠다. 이거는 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김선영 TV평론가는 "아침부터 가장 부지런히 움직인 건 아영 씨인데 그걸 집에서 놀고 있다고 하는 거 자체가 잘 못 됐다. 그래서 여자들의 노동을 '그림자 노동'이라고 한다"며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후 남편 없이 시부모님과 바닷가 나들이에 나선 새댁 지영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영은 방송 스케줄로 바쁜 남편 형균을 빼고 시부모님과 함께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바닷가로 가는 차 안은 말없이 조용했다. 어색한 상황에 지영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바다에 도착한 지영은 시아버지에게 "나 잡아봐라"라며 뛰어가 출연자들에게 민망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로도 지영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고 거듭 계속된 포즈 요구에 시아버지는 "됐어! 그만 찍어라"며 자리를 이탈했다. 이후 향한 식당에서는 지영이 형균과 통화하는 사이 시아버지가 수저를 정돈하자 지영은 어쩔 줄 모르며 자기가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시어머니는 "아무나 하면 어떠냐"며 개의치 않아 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남편 없이 시부모님과 시간을 보낸 지영은 "시부모님하고 가족이 되어가는 이유가 저와 신랑이 만나서 결혼을 하게 된 거고, 그 중간 다리가 신랑인데 신랑이 없으니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본 형균은 "나를 대신해서 부모님과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거 자체가 감사하다"라고 지영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시어머니의 생신을 맞은 4개월 차 새내기 며느리 현승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결혼 후 처음으로 시어머니의 생신을 맞은 현상은 현승에게 집에서 직접 생일상을 차려드리자고 부탁했다. 현승은 "첫 번째 생신이니까 해드리는 게 맞는데 내가 몸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현상은 "미역국만 끓이더라도 우리가 직접 해서 정성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지만, 며느리인 현승의 입장은 미역국 하나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 모습을 본 김선영 TV평론가는 "여자 친구일 때는 인사만 드리던 일이 왜 며느리가 됐다는 이유로 갑자기 직접 생일상을 차려줘야 하냐"고 말해 며느리들의 공감을 일으켰다. 어머니 생신 당일 요리하던 현상은 (같이)식사하면 어머니가 진짜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 모습을 본 MC 이지혜는 "어머니 행복할 걸 생각하면서 현승 씨가 고생할 거는 놓치고 가는 거다"라며 상황의 문제점을 짚어줬다. 시부모님은 생신상 준비가 덜 끝난 상태에서 도착했고, 현승은 당황한 모습이었다. 결국 시아버지가 주방으로 들어가 현승에게 쉬라고 말하며 시작도 안 된 잡채 만들기에 나섰다.
스튜디오에서 현상은 "내년 생신 때는 저희가 무조건 외식하기로 했다. 너무 잘 못 했다"라며 반성했다. 이후 식사 자리에서 시아버지는 집들이를 제안했고, 현상은 바로 현승의 몸 상태를 걱정했다. 이 모습을 본 김선영 TV평론가는 "집들이가 남들이 다 하는 전통적인 문화라고 해서 그걸 따를 필요는 없다. 당연하다는 관습이 불편하다면 대화를 하고 타협을 찾아가야 한다. 한 사람이 희생하고 그런 건 옳지 않다"라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낡은 우리의 문화를 지적했다.
한편,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비로소 '행복한 나라'로 가게 되는 이 시대의 진정한 가족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55분 M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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