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로 카드결제와 ATM 등 금융서비스도 대란을 겪은 가운데, 상당 수의 금융사들이 주말동안 대체 회선 등 비상 시스템을 가동해 26일에는 대부분 정상 거래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카드사들은 현재 피해 규모 확인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업계는 가맹점별 전표 확인 등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KT아현지사 화재 관련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ARS 승인(긴급 인력 추가 투입) 지원 및 밴사와의 협력을 통한 대행승인 체계를 가동중"이라면서 "이번 화재로 인한 안내사항을 홈페이지 등에 공지하고, 고객 불편이 예상되는 해당지역 회원들에게 안내 LMS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일부 ATM과 인터넷뱅킹 거래가 막혔던 은행권은 대부분 이중회선을 이용해 빠른 복구를 진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의 ATM들은 이중회선과 회선 우회를 통해 피해가 없었지만, 은행 외 편의점 등의 ATM기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 ATM들도 복구가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24일 사고 이후 26일 첫 거래를 진행한 증권사들도 주말에 긴급 복구를 진행해 무난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없는 토요일에 사고가 일어나 그나마 다행이었다"면서, "주말동안 KT회선을 다른 통신사로 대체하고 KT 아현지사 회선을 다른 지사 회선으로 우회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모바일 기반 거래가 많은 금융서비스의 경우 통신 장애는 치명적"이라면서 "고객 불편을 초래한 이번 화재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KT화재 관련 안내문자(LMS) 한통당 비용이 30원 가까이 되는데, 그 비용이 오히려 KT의 수익으로 잡히게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24일 오전 11시 12분께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광케이블·동 케이블 등을 태우고 10여 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아현지사 회선을 쓰는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 카드결제 단말기 등이 먹통이 돼 일대 혼란이 빚어진 바 있다. KT는 이번 화재로 인한 통신장애 복구 작업을 진행한 결과, 26일 오전 11시 현재 무선회선이 84%, 인터넷은 98% 복구됐다고 밝혔다.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