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유아인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대했던 자신의 남다른 마음가짐에 대해 솔직히 말했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 극중 금융맨 윤정학 역을 맡은 유아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베테랑'(2015), '사도'(2015), 제71회 칸 영화제에 초청된 '버닝'(2018)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인상 깊은 연기와 캐릭터를 선보이며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유아인. 뜨거운 에너지와 섬세한 캐릭터 분석력으로 매 작품 독창적인 캐릭터를 구축해온 유아인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 역으로 돌아와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극중 윤정학은 위기에 베팅하는 과감하고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자 현실이 된 국가부도의 상황을 생생하게 목도하는 인물. 모두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때, 외국 투자자들의 철수 조짐과 실물 경제의 심상치 않은 징후를 포착, 다니던 금융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개인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유아인은 기회주의자로서의 뜨거운 욕망부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숨길 수 없는 인간애까지,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를 생생하게 소화해냈다.이날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을 촬여하면서 '신인으로 돌아가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원래 '국가부도의 날'이 전작이었던 '버닝' 촬영이 종료된 후 들어가는 스케줄이었는데, '버닝'이 촬영에 한달 정도 공백이 생기면서 '버닝'의 여운을 끝내지 못한채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사실 이창동 감독님('버닝')의 작업 환경이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독특한 환경이기 때문에, 기성 영화 촬영장에 익숙해져 있고 그곳을 통해 순발력을 키웠다고 생각했던 제가 '버닝' 촬영장에서 완전히 무장해제가 되기도 했다. 그랬던 내가 '국가부도의 날' 촬영에 들어가면서는 다시 기성 영화의 보펴적인 현장의 감각을 다시 살려내는 과정이 필요했다"며 "그래서 '국가부도의 날' 관계자분들게 부탁을 드려서 다행히 원래 촬영날짜 보다 하루 뒤인 그 다음 날 촬영에 들어갔다. 조금 더 작품을 이해하고 윤정학이라는 인물을 들여다 보고 또 연습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정말 연습이라는 측면에서는 가장 많이 연습했던 작품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다시 한번 신인 배우로 돌아가는, 신인배우의 자세를 갖게 됐다고 할까. 성실함, 부지런함 같은 마음을 돌아보게 됐고,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게 되는 과정이었다"며 "다양한 현장에서 쌓은 경험, 이 경험이 다양한 현장에서 또 진정성을 부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기회주의자인 동시에 인간적인 갈등도 겪게 되는 윤정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유아인은 "내 마음 속, 나의 모습에서 윤정학의 모습을 끌어올리려 했다. 저에게 또한 기회주의자인 모습이 있기도 하고, 또 놓치기 보다는 쥐고 싶어하고, 잃기보다는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때때로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온전한 행복과 유쾌함을 느끼지 못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할 때가 있다"며 "이건 모든 사람들이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면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형태로 표현하고 싶었다. 인물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내제 돼 있는 걸 표현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부도의 날'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UAA, 김재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