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뒤도 안 돌아보고 선택한 작품, 이 작품을 안 할 이유가 1도 없었다!"
글로벌 군사기업(PMC)의 캡틴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 받아 지하 30M 비밀벙커에 투입되어 작전의 키를 쥔 닥터와 함께 펼치는 이야기를 다룬 전투 액션 영화 'PMC: 더 벙커'(김병우 감독, 퍼펙트스톰필름 제작).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PMC: 더 벙커'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군사기업 블랙리저드의 캡틴 에이헵 역의 하정우, 광활한 지하 벙커를 탈출하려는 닥터 윤지의 역의 이선균, 그리고 김병우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국적도 명예도 없이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을 뜻하는 PMC(Private Military Company). 대한민국 최초로 영화화한 'PMC: 더 벙커'는 지금껏 스크린에서 보지 못한 극강의 전투 액션 장르로, 남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PMC: 더 벙커'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설계로 극장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더 테러 라이브'(13) 김병우 감독이 선보이는 5년 만의 신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 한정된 공간, 폐쇄된 공간을 다룬 영화는 흥행성이 약하다는 영화시장의 편견을 깬 김병우 감독이 다시 한번 스피드한 연출력으로 겨울 극장 도전장을 내민 것.
여기에 '더 테러 라이브'로 김병우 감독과 찰떡 케미를 선보인 하정우가 가세,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지하 30M의 광활한 벙커 세계를 5년 동안 구상한 김병우 감독과 트리플 천만 관객을 동원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의 치밀한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예비 관객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불어 극 중 해외에서 최고의 교육을 마친 엘리트 의사로서, 의문의 조직에 납치 당한 후 위기에 직면하게 된 닥터 윤지의로 변신한 이선균은 하정우와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PMC: 더 벙커'를 이끌 전망이다.
이날 하정우는 'PMC: 더 벙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더 테러 라이브' 당시 김병우 감독과 호흡이 너무 좋았다. 또 그 영화 자체가 너무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이후에 'PMC: 더 벙커'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가 5년 전이었는데 이 작품도 새롭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소재이지 않나? 또 이런 영화를 표현하는 방식이 재미있을 것 같았고 무엇보다 김병우 감독이 이런 스토리를 잘 소화할 수 있는 것 같았다. 제안을 받은 뒤 흔쾌히 뒤도 안 돌아보고 결정했다"고 김병우 감독에 대한 신뢰를 1순위로 꼽았다.
이선균 또한 'PMC: 더 벙커'를 선택한 것에 대해 "김병우 감독의 전작 '더 테러 라이브'를 재미있게 봤다. 또 하정우와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스태프들도 좋은 영향을 받았고 무엇보다 시나리오가 템포 있게 설계가 잘 된 느낌을 받았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시나리오였다. 선택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1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직접 촬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원해서 들고 찍은 건 아니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D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작은 공간에서 앵글을 만들어야 했는데 답답함이 있더라. D카메라는 비현실적인 비주얼을 만든다. 실제로 코가 길고 큰데 이 카메라에서는 오목하게 나오고 풀샷을 찍을 때 다리가 비현실적으로 길게 나온다. 이번 작품은 연기보다 앵글에 더 많이 신경을 썼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김병우 감독은 "엔딩크레딧에서 네 번째 카메라맨으로 이선균의 이름을 올릴지 고민 중이다. 우리 영화 상당 부분을 이선균이 직접 촬영했다"며 말했고 이에 이선균은 "영화가 BEP(손익분기점)를 넘을 때까지 엔딩크레딧에 내 이름을 안 넣었으면 좋겠다. 영화가 흥행 못하면 내 탓처럼 보일까봐 두렵고"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PMC: 더 벙커'에서 엘리트 의사를 소화한 이선균은 '엘리트 섹시', 블랙리저드의 캡틴을 소화한 하정우는 '더티 섹시'라는 애칭이 붙은바, 이와 관련해 하정우는 "'더티 섹시'라는 수식어가 굉장히 마음에 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반면 이선균은 "사실 나는 인텔리하지 않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 더티하고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부정해 폭소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하정우는 극 중 대사의 70% 이상을 영어 대사로 소화한 것에 대해 "영어 대사가 상당했다. 사실 실제 영어 실력은 영화에 나오는 정도로 잘하지 못한다. 이 영화를 통해 내 영어 실력에 대해 오해를 많이 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준비와 촬영을 5년간 했는데 특히 내게 급했던 부분은 영어 대사였다. 자신없는 대목이었다. 대사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곤욕스러웠고 오랜 시간 익히며 노력했다"고 남모를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더 테러 라이브'에서 방송 스튜디오에, '터널'에서는 터널에, 'PMC: 더 벙커'에서는 지하 비밀벙커에 갇히게 된 상황에 "전생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영화에서 이런 상황을 계속 맞닥뜨리는지 모르겠다. 어딘가 갇히는 설정을 김병우 감독이 좋아하는 것 같다. 다음에도 갇히게 된다면 마트나 백화점에 갇히면 좋겠다"고 특유의 입담을 과시했다.
이선균은 극한 액션을 소화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주로 액션은 하정우가 많이 했고 나는 쫓기거나 총탄 세례를 받았다. 내 경우는 전투 액션이 아니었는데 다만 공간 이동을 많이 해야 했다. 20cm 폭의 난간을 밟고 지나가야 했는데 와이어 없이 연기하라고 해서 당황했다. 높지 않았지만 무서움을 느끼는 높이였는데 위험해 보여야 하는 신의 감정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PMC: 더 벙커'가 크랭크 인 한 뒤 한 달 뒤 합류했다. 마치 하정우가 반장으로 있는 국제학교에 전학온 기분이었다"며 "하정우는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형처럼 이끌어줘 고마웠다. 이 작품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데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 기쁘다"며 하정우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렇듯 '충무로 대세' 하정우와 이선균이라는 조합을 완성한 김병우 감독. 하지만 캐스팅 비결에 정작 "쉽게 됐다. 오히려 외국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데 어려웠다. 하정우와는 전작의 인연이 있었고 이선균은 출연을 제안하니 바로 '할 거야'라고 답했다"고 말해 장내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하정우는 "사실 우리 영화의 숨겨진 조력자는 전혜진이다. 전혜진과 두 작품을 함께 했는데 그때 이선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선균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베프(베스트 프렌드) 느낌이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PMC: 더 벙커'는 하정우, 이선균, 제니퍼 엘 등이 가세했고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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