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에게 얼마를 제시할까.
두산의 주전 포수 양의지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고,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일 발표한 공시 명단에 포함됐다. 이제 양의지는 자유 신분으로 모든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다.
양의지는 이번 FA 시장에서 SK 와이번스 최 정과 더불어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4~5번을 칠 수 있는 중심 타자에, 리그 전체적으로 귀한 포수라는 포지션이 그의 가치를 높인다. 양의지는 2010년 생애 첫 20홈런을 기록했고, 2015~2016시즌 2년 연속 20홈런을 돌파했다. FA를 앞둔 이번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타율 3할5푼8리(439타수 157안타)로 시즌 마지막까지 LG 트윈스 김현수(0.362)와 수위타자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타격 2위, 출루율 2위(0.427) 등 빼어난 활약을 했다.
수비에서는 더욱 존재감이 뚜렷하다. 현재 몇몇 구단은 뚜렷한 주전 포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주전 포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강민호(삼성) 이재원(SK) 등을 보유한 팀을 빼고는 안방이 탄탄하다고 말하기 힘들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때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에 대한 가치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야구계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양의지가 역대 포수 FA 최고액을 뛰어 넘을 것이라 예상한다. 역대 최고액은 강민호가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4년 총액 80억원이다.
다만 양의지의 앞을 가로막는 변수는 거액의 지출을 최대한 피하려는 구단들의 움직임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의 반대로 최종 결정이 미뤄졌지만, KBO 이사회가 4년 총액 80억원으로 FA 상한선을 두려고 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다. 실제로 대부분의 구단들이 FA 몸값 거품을 잡고, 실리적인 운영을 위해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 양의지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팀들도 고심 끝에 대형 외부 FA 영입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시점에서는 원 소속팀 두산이 가장 적극적이다.
양의지의 에이전트와 두산 구단은 조만간 첫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다. 타 구단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없고, 두산만 제시를 한다면 생각보다 양의지의 결정이 길어질 수도 있다. 두산 구단은 "양의지의 가치에 맞는 금액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