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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즈컨 폐막' 무모한 도전 보다 실리 택한 블리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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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게임쇼 '블리즈컨 2018'이 이틀간의 여정을 마치고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올해 역시 블리자드 대표 게임들의 소식들이 행사장을 가득 채웠으며 관련된 소식에 업계는 들썩였다.

올해 블리즈컨은 유독 유저들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워크래프트부터 디아블로까지 모든 IP가 총출동한 이번 블리즈컨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인 팬이 있는가 하면 예상보다 실망스러운 신작에 실망한 유저들도 상당했다.

블리즈컨 2018에서 블리자드의 선택은 실리와 안전이다. 무모한 도전보다 기존 유저를 추스르고 안정적인 재정 마련과 인기 IP를 이끌어가기 위한 현실적인 수를 뒀다. 때문에 놀라운 소식을 원했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큰 행사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였던 디아블로 신작 '디아블로 이모탈' 공개는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블리자드의 두 번째 모바일 진출이었지만 기존 디아블로가 가지고 있었던 IP 정체성에서 벗어났고 중국 개발사 넷이즈와 협력 사실이 공개되면서 반감을 드러낸 팬이 많았다.

'오버워치'와 '히어로즈오브더스톰',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모두 새로운 영웅과 콘텐츠 등이 공개됐지만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존 블리즈컨 공개 패턴과 같았고 신규 유저 보다 현재 게임을 즐기는 유저 중심의 행사였다. 블리자드 팬들이 생각하고 기대했던 형태다.

그나마 워크래프트에서 눈에 띄는 소식들이 이어진 것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블리즈컨 현장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클래식',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 등로 오리지널 워크래프트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

결국 이번 블리즈컨은 '중국 챙기기에 나선 블리자드'로 평가할 수 있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수많은 유저를 보유한 워크래프트3의 리마스터 버전과 신작 디아블로의 중국회사 협력 사실 공개가 맞물리면서 현재 블리자드에서 중국의 중요성과 위상이 커져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러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한국을 위해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를 선보였고 오버워치에 전용맵을 구현하는 등 블리자드가 특정 시장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전략이자 강점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블리자드는 유저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 IP 기반을 쌓아왔다. 그 과정 속에 실패한 게임도 있고 개발이 취소된 게임 역시 있었으나 블리자드는 언제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신작이나 키워드를 제시해왔다.

올해 블리즈컨에서 공개된 내용으로 미뤄보면, 신임 대표로 회사가 변화의 기로에 있는 만큼 우선 실리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직의 변화와 함께 과감한 도전이 실패할 경우 그 여파는 조직에 상당히 크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블리자드가 앞으로 실리 위주의 회사로 변모하리라고 전망하기는 쉽지 않다. 변화의 시기에 안정을 택하는 것은 많은 회사들이 보여준 전략 중 하나이고, 안정기를 거치면 신임 대표의 방향성이 드러날 수 있다. 외부 영입이 아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핵심개발자였던 알랜 브랙이 수장을 맞은 만큼 기존 블리자드의 방향성을 역행하는 판단을 하리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변화의 기로에 선 블리자드가 유저들에게 인정받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게임과 실력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이번에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게임 서비스의 고도화는 물론 디아블로 이모탈이 예상을 뛰어넘는 게임성을 보여준다면 유저들의 마음도 되돌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블리자드에게 달렸다. 이번 블리즈컨의 파장이 여전히 유저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는 것은 블리자드 팬들의 열정이 여전히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여 왔던 기업이 블리자드의 이미지다.

비슷비슷한 모바일게임이 아닌 블리자드가 고민하고 풀어낸 모바일 액션RPG가 디아블로 이모탈로 완성된다면 등을 돌렸던 팬들도 다시 블리자드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김도아 게임인사이트 기자 kda@gam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