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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험난한 가을에 힘이 되는 장정석 감독의 '관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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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를 대비해서 일년 내내 관리했죠."

넥센 히어로즈의 가을 잔치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지금까지만 해도 이미 한참 길어졌다. 지난 10월 16일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돼 이미 보름을 훌쩍 넘긴 것이다. 이 기간에 벌써 9경기(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4경기+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선수들이 느끼는 체력 소모도는 9경기가 아니다. 포스트시즌의 1경기는 마치 페넌트레이스의 2~3경기만큼의 피로도를 남긴다고 한다. 그러니 선수들은 마치 20경기 이상을 치른 듯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팀의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는 안우진과 오주원 이보근 김상수 등은 어쩔 수 없이 연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과 31일에 열린 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도 안우진과 이보근 김상수가 연이어 나왔다. 피로 누적에 따른 구위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넥센 선수들과 장정석 감독은 이런 우려 의견에 대해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장 감독은 "연투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중간 휴식일을 감안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시즌 내내 정말 신경 써서 관리해왔기 때문에 지금 버틸 힘이 있다고 본다. 이럴 때 쓰려고 그렇게 관리해 온 것이다"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넥센 투수들은 선발과 불펜 모두 철저한 계획 속에 등판했다. 무리하게 긴 이닝을 던지게 한다거나 혹은 필승조가 연투를 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장 감독이 몇 가지 원칙, 이를 테면 '주 3회 자제, 2연투 후에는 무조건 휴식, 한계 투구수 설정'등을 철저히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올해 넥센 불펜에서 50이닝을 넘긴 선수는 이보근(64경기 61이닝)과 오주원(61경기 52⅓이닝) 김상수(58경기 55⅔이닝) 뿐이다. 이들도 경기 수 대비 이닝에서 알 수 있듯 매우 세심한 관리 속에 경기를 소화했다. 이보근의 소화이닝은 팀내에서는 최다기록이지만 KBO리그 전체 불펜 투수로 따져보면 17위 밖에 안된다. 또한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우진도 정규시즌에는 20경기에서 41⅓이닝만 던졌다.

장정석 감독이 "이럴 때 쓰려고 한 시즌 내내 관리해왔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넥센 불펜은 아직까지는 충분한 힘이 남아있다. 장 감독의 관리가 뒤늦게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