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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서 첫 프로경험 쌓고 있는 어나이, 이정철 감독의 모험은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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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험이었다.

외국인 공격수 트라이아웃 당시 선순위에 뒀던 외인들을 다른 팀에서 모두 뽑아간 탓도 있지만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58)은 프로 경험이 전무한 어도라 어나이(22)를 선택했다. 이 감독의 눈에는 어나이의 젊은 잠재력이 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잘만 다듬으면 원석이 보석이 될 수 있다"며 어나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의 모험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나이가 기업은행의 시즌 첫 연승을 이끌었다. 어나이는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양팀 최다인 29득점을 폭발시키며 팀의 세트스코어 3대0(32-20, 25-17, 25-20) 완승을 견인했다.

V리그는 어나이가 생애 첫 프로경험을 쌓고 있는 무대다. 미국 유타대학 시절 꽤나 유명했지만 프로는 또 다른 세계다. 그러나 어나이는 이 감독이 주문한 두 가지를 받아들여 빠르게 적응 중이다. 이 감독은 "어나이를 지명한 뒤 스파이크 파워를 높이라는 주문을 했다. 어나이 스타일이, 100%의 힘을 줘서 때리지 않더라. 그래서 '파워 업'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래서 어나이는 요즘 공격을 할 때 인상을 찌푸리게 된단다. 이 감독은 "공격하고 나서 어나이의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면 그가 80∼90%의 힘만 실어 볼을 친 것"이라고 했다.

어나이의 스파이크를 보면 흡사 남자선수 같다. 무엇보다 스피드가 남자선수 못지 않게 빠르다. 상대 블로커들이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기 전에 공을 코트에 내리 꽂는다. 이 감독은 "요즘 연습할 때 어나이의 볼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며 "팔 스윙도 괜찮고 몸이 그리 유연하지 않지만, 볼을 다루는 신체는 유연해 보인다"며 어나이의 매력을 전했다.

어나이가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선 또 다른 기술 향상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나중에 미국대표팀에서 더 성공하기 위해선 서브 리시브와 잔볼 처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아직 미완성인 어나이는 '호랑이 감독' 이 감독을 만나 그렇게 V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성장 중이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8~2019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1일)

▶여자부

IBK기업은행(2승1패) 3-0 흥국생명(2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