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FA시장에 뛰어들까. 한화는 지난 2년간 외부 FA시장에서 발을 뺐다. 대신 내부 육성과 리빌딩을 선언했다. 이같은 기조에 변화가 생겼다. 좋은 성적. 올시즌 11년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했다. 냉정한 전력 파악 등 현실을 감안해야 하지만 팀이 목표를 낮춰잡을 수는 없는 일.
박종훈 한화 단장은 "FA영입건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생각하는 바는 있지만 말할 단계는 아니다.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구단) 생각도 있고, 그룹(모기업)의 생각도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율중"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FA시장 참전 여부는 외국인 선수 엔트리 조정과도 일정부분 맞물려 있다. 한화는 제라드 호잉(재계약 유력), 키버스 샘슨-데이비드 헤일의 내년 재계약에 대해 장고중이다.
원론적이지만 지난해 이맘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한화 구단은 외부FA에는 전혀 관심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년 연속 내부FA 단속만 했다. 내부 FA도 시간을 끌며 비용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는 정근우(2+1년 총액 35억원), 안영명(2년 총액 12억원), 박정진(2년 총액 7억5000만원) 등과 잔류계약을 했다. 대형, 장기 계약은 없었다.
올해는 외부FA 영입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박 단장은 "올시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여러가지 시즌 전략 플랜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진 상태다. 거시적인 준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길 원하는 팬들의 열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외부FA를 영입한다고 해도 5년전 정근우(당시 SK 와이번스에서 4년 70억원)와 이용규(KIA 타이거즈에서 4년 67억원)를 영입할 때와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 확실하다. 외부수혈은 수년간 내부육성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포지션에 한해 합리적인 선에서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FA계약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 특히 내부FA를 대하는 부분도 기존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한화는 내부FA 3명과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FA선언을 1년 유예했던 국가대표 출신 중견수 이용규, 주전 3루수 송광민, 외야수 최진행이 FA가 된다.
이용규는 134경기에서 타율 2할9푼3리에 1홈런 36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송광민은 113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18홈런 79타점으로 경쟁력 있는 시즌을 보냈다. 시즌 막판 코칭스태프와의 감정싸움으로 2군에 가기도 했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상처는 봉합됐다. 최진행은 57경기에서 타율 2할1푼3리 7홈런 13타점으로 좋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구단과의 몸값 줄다리기에서 벌써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