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는 5회였다.
투구수는 겨우 69개. 충분히 던질 수 있었지만 감독의 결정은 교체였다. LA 다저스 류현진(31)이 첫 월드시리즈 등판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잘 던지다가 5회를 넘기지 못했다. 4회까지 4안타 1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하고 있던 류현진은 5회말 2사까지 단 54개의 투구만 했다. 그만큼 효과적으로 공을 뿌리고 있었던 것.
하지만 5회말 2사후 9번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안타를 내주면서 먹구름이 꼈고, 그것이 태풍이 되고 말았다. 바스케스에게 볼카운트 2S의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4구째 던진 몸쪽 직구가 볼 판정을 받으며 류현진이 흔들렸다. 5구째 바깥쪽 공이 우전안타가 되며 보스턴이 자랑하는 상위타선으로 이어졌다. 1번 무키 베츠에게도 안타를 맞더니 2번 앤드류 베닌텐디와는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2-1의 1점차, 전날 패했기에 2차전에 꼭 이겨야하는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교체를 결정했다. 우완투수 라이언 매드슨이 올라왔다. 3번 스티프 피어스부터 우타자가 연달아 나오기 때문이었다. 올라오는 보스턴의 분위기를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류현진의 투구수는 겨우 69개에 지나지 않았다. 만약 클레이튼 커쇼가 마운드에 있었다면 바꾸지 않았을 상황이지만 로버츠 감독의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거기까지였다.
결과적으론 최악의 교체가 됐다. 매드슨은 피어슨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더니 4번 J.D 마르티네스에겐 2타점 우전안타를 맞았다. 2-4로 역전.
차라리 류현진에게 믿고 맡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매드슨은 전날 1차전에서도 커쇼가 남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게 했었는데 이날도 승계주자를 모두 득점하게 했다.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던 페드로 바에스도 있었지만 경험이 많은 매드슨에게 이틀 연속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시킨 것이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다저스는 이후 공격에서 한명의 타자도 출루하지 못하며 2대4로 패했고, 류현진이 패전투수가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