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한승혁은 올시즌 자신의 최고 피칭을 했다. 한승혁은 10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 5⅓이닝 동안 2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상외의 호투였다. 한승혁의 올시즌 유일한 무실점 피칭이었다. 한승혁은 전날까지 20차례 등판(선발 18차례)에서 무실점은 한번도 없었다.
한승혁은 이날 시즌 7승째(3패)를 거뒀다. 그것도 팀이 가장 원할때 필요한 호투를 펼쳤다. KIA는 6대1로 승리하며 5위에 바짝 다가섰다. 남은 3경기서 1승만 하면 자력으로 5위를 굳힌다. 한승혁의 7승은 지난해까지 6년간 승수를 모두 합친 것(7승15패)와 같다.
경기후 한승혁은 "오늘 팀에도 중요한 경기였지만 나는 스스로 부담 갖지 않고 차분하려고 노력했다. 올시즌 마지막 경기라는 생각으로 해볼 수있는 것은 다해보자고 생각했다. 어제 팀 투수 소모가 많아 최대한 길게 던지고 싶었다. 한화 타선이 초반에 공격적인 성향으로 나오기 때문에 직구 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쓴 변화구 승부가 주효했다. 포수 한승택의 리드가 좋았고, 야수들의 수비 도움도 컸다. 특히 최형우형이 홈런성 타구를 잡아준 것이 굉장히 마음을 편하게 했다. 올시즌 기대하지 못했던 성적을 거두게 됐다. 오늘 경기가 끝이라 생각하지 않고 이틀 뒤 마지막 경기에서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전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은 "전날 집에 도착하니 밤 11시30분 이었다"며 멋쩍어 했다. 9일 KIA는 롯데 자이언츠와 연장 접전끝에 10대11로 패했다. 5위 KIA와 6위 롯데의 승차가 없어진 순간이었다. 가을야구 막차를 놓고 맞붙은 두팀은 있는 불펜을 모두 쏟아부었다.
경기에 앞서 KIA는 김세현과 홍건희를 1군에 올렸다. 김기태 감독은 "김윤동은 거의 쓸수 없다. 나머지 선수들도 지쳐있다. 한승혁이 잘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느정도 버텨주기만 해도 고마운데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이날 한승혁은 이렇다할 위기도 없었다. 5회까지 17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승혁의 직구 최고구속은 149km였고,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던졌다. 한승혁이 5회를 넘겨주면서 KIA는 마운드 운용에도 숨통이 틔었다.
광주=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