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곡성'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유명 배우 쿠니무라 준이 일본 해군의 욱일기 게양과 일본 정부의 보수적 정치 성향을 비판했다.
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터시티점 문화홀에서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뉴 커런츠 기지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올해 뉴 커런츠 섹션의 심사위원인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 김홍준 감독, 마케도니아 배우 겸 PD 라비나 미테스카, 시드니영화제 집행위원장인 나센 무들리원장, 홍콩의 프로듀서 시 난순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뉴 커런츠'는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 신인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으로 구성된 경쟁 부문으로 두 편의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여 뉴커런츠 상을 시상한다. 1996년 1회부터 시작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선보여 왔으며, 매년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뛰어 넘는 과감한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선정해 아시아 영화의 세계화에 선구적인 역할을 해 왔다.
특히 올해 뉴커런츠 심사위원에는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이끌고 있는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선정돼 화제를 모았다. 쿠니무라 준은 2016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에서 섬뜩한 외지인 역을 맡아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일본 배우로 최초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돌아와서 기쁘다. 예전에는 영화 출연자로 부산영화제에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심사위원으로 방문하게 됐다. 첫경험이라 부담스럽지만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될거라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또한 그는 '곡성' 이후 높아진 한국에서의 인기와 인지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영화라는 매체는 어디서 만들어도 세계와 만나는 접점이 도니다고 생각한다. '곡성'을 통해서 한국영화에 출연했는데 출연 이후 배우로서 느끼는 점도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이렇게 영화를 좋아하고 깊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걸 알게 됐다. 영화라는게 정말 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거라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쿠니무라 준은 "기본적으로 관객의 시각으로 영화를 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배우이기 때문에 내가 이 작품에 참여하면 어떨까라고 이미지화 하려고 한다"고 심사 기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어 그는 "이 신에서 감독의 의도는 어떨까, 현장에 있다고 이미지화하면서 영화를 봐왔다. 영상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각본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는 식의 상상을 하면서 영화를 봐왔다. 그런 관점으로 영화를 심사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쿠니무라 준은 "현재 제주도에서 열릴 관함식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전범기인 '욱일기'를 다룬다는 것에 대해 큰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일본 배우로서의 입장을 듣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지금까지 이 문제에서 재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실례가 안된다면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정중히 청했다.이에 기자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 후 쿠니무라 준은 "저도 욱일기라는 것이 해군 일본 자위대의 전통 깃발이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났고 한국 분들이 이 깃발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하는 걸 깊이 이해하고 있다. 해군은 자위대가 욱일기가 전통이기 때문에 굽히지 않을거라고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이 한국이 (반발하는 마음을)이해를 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일본 정부는 비단 욱일기 뿐만 아니라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여러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로서가 아니라 개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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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영화의전당·CGV센텀시티·롯데시네마센텀시티·메가박스 해운대 등 부산 일대 극장에서 개최된다. 개막작은 이나영의 6년만 스크린 복귀작으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윤재호 감독의 '뷰더풀 데이즈'(페퍼민트앤컴퍼니 제작)가, 폐막작으로는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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