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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역대 2위 불명예' 두산전 16연패 LG, 어디부터 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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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패를 끊기가 이렇게 힘들다. LG 트윈스가 믿기지 않는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LG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9대8로 패했다. 올 시즌 두산전 14전 14패. 단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2경기도 패했던 것을 합산하면, 두산을 상대로 무려 16연패에 빠져있다.

충격적인 결과다. KBO리그 역사상 한 팀이 특정팀을 상대로 이렇게 긴 연패를 빠진 사례를 찾기가 무척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가 KIA 타이거즈에 2002년 9월 27일부터 2003년 9월 13일까지 18연패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연패 1위에 올라있고, 삼미 슈퍼 스타즈가 OB 베어스에게 1982년 4월 15일부터 그해 9월 16일까지 16연패를 당했었다. 당시 기록이 역대 2위고, LG가 이날 패하면서 공동 2위가 됐다.

LG도 연패를 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날 경기에서 LG는 '영건' 김대현이 선발로 나섰고, 상대 선발 투수는 임시 선발 이현호였다. 김대현도 아직 안정감 있는 투수로 평가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최근 꾸준히 선발로 나서며 경험치가 있었기 때문에 매치업만 놓고 보면 LG가 조금 더 우세였다.

또 LG 타자들이 경기 초반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3회초 만루 찬스에서 김용의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선취점을 올렸고, 4회와 5회 추가점으로 7-1까지 앞섰다. 분위기를 완전히 끌고왔다.

그러나 5회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친 것과 후반 수비 실책 등 여러 요소가 겹치며 다시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5회말 김대현이 무사 1,2루에서 최주환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이어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 실책이 나왔다.

LG 강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김대현에게 조금 더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폭투 이후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까지 허용한 김대현은 끝내 5회를 매듭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LG는 5회말에만 홈런 2방으로 5실점 하면서 7-6으로 쫓기는 상황이 됐다. 5회초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로 흘렀다.

두산이 추격을 시작하자, 쫓기는 LG는 더더욱 심리적으로 몰렸다. 공격은 빨리 끝났고, 수비 시간은 늘어졌다. 7회말 7-7 동점을 허용할때도 오재원의 타구가 투수 진해수의 글러브 끝 부분에 맞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유격수 오지환 앞으로 굴절되는 내야안타가 됐고, 8회말에는 선두타자 정수빈의 타구를 중견수 이천웅이 쫓아나왔지만 훨씬 앞에 뚝 떨어지는 안타가 되면서, 결과적으로 재역전을 허용하게 됐다. LG는 8회말 위기 상황에서 마무리 정찬헌이 등판했지만, 박건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만루 위기에 놓였을때 김재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이라는 최악의 결과까지 나오고 말았다. 9회초 1점을 만회하며 다시 1점 차로 쫓았으나 마지막에 승리의 여신은 LG를 외면했다.

문제는 아직 올 시즌 두산과의 2경기가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LG는 30일 경기와 오는 10월 6일 최종 맞대결을 남겨뒀다. 30일 경기에서 연패를 끊지 못하면, 삼미의 기록을 넘어서 최다 연패 단독 2위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된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