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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8연패 롯데, 탄식이 휘감은 사직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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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사직구장.

전날 만원 관중을 이뤘던 경기장은 이날 빈자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루측 내야 롯데 응원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좌석이 비었다. 하루 전 일명 '동백 유니폼'으로 불리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2만5000여 관중이 들어찼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최근 롯데의 부진과 무관치 않은 풍경이다. 이날 전까지 롯데는 7연패로 지난 3월 24~31일 세운 시즌 최다 연패 타이 기록(7연패)과 어깨를 견주고 있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5위 LG 트윈스를 1.5경기차로 추격할 때만 해도 2년 연속 가을야구행 희망가가 서서히 들리는 듯 했다. 그러나 3주간의 휴식기를 마친 뒤 10경기에서 1승9패를 당하면서 추락을 거듭했다. 만원관중 속에 치른 15일 사직 넥센전에서는 5-5 동점이던 9회초 결승점을 내주며 패했다. 시즌 초반의 악몽이 다시금 사직을 뒤덮었다.

16일 넥센전도 다르지 않았다. 이날 롯데 타선은 넥센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의 호투에 밀려 단 3개의 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쳤다. 0-0이던 4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손아섭이 팀 첫 안타로 연결된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자 롯데 응원석에선 함성이 메아리쳤다. 하지만 4번 타자 이대호가 허무하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찬물을 끼얹었다.

8회말 1사 2, 3루 찬스도 무위에 그쳤다. 대타 정 훈이 3루수 땅볼을 치고 달리는 사이 3루 주자 나경민이 홈을 파고 들다 아웃됐다. 롯데 벤치가 비디오판독을 요구하자 관중석에서는 "세이프!" 구호가 터져 나왔지만, 결과는 원심 유지. 전날 제리 샌즈의 내야 안타 상황에서 비디오판독으로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되면서 결승점을 내줄 때 야유로 뒤덮였던 사직구장엔 하루 만에 또다시 탄식이 흘러나왔다.

9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손아섭의 안타로 롯데가 다시 찬스를 잡는 듯 했지만, 관중석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이대호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0대2 완봉패. 올 시즌 최다인 8연패가 작성되는 순간 롯데 팬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졌다.

이날 총 관중수는 9061명. 롯데 팬들은 이날도 경기 후 중앙 출입구에 모여 퇴근하는 선수단을 기다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가을야구행 희망이 꺼져가는게 애처로울 따름이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