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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유 부른 판정 번복, 심판이 설명했다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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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와 5-5 동점이던 9회초 2사 3루에서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가 2루수 땅볼로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샌즈는 1루심을 향해 강하게 어필했고, 장정석 넥센 감독은 곧바로 비디오판독 요청을 했다. 판독 결과는 원심을 정정한 세이프. TV 중계화면에는 롯데 1루수 채태인의 글러브에 공이 빨려 들어감과 동시에 샌즈의 발이 가까스로 1루 베이스에 닿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중계진은 "원심을 정정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의문을 표했다. 만원관중으로 가득찬 사직구장에는 "우~"하는 야유가 몰아쳤다. 내야안타로 기록되면서 넥센은 3루 주자 이정후의 홈인으로 결승점을 얻었고, 롯데를 6대5로 꺾었다. 하지만 경기 후 온라인 상에서는 이 판정을 두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육안으로는 샌즈의 발과 채태인이 내민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는게 거의 동시에 잡혔다. KBO 비디오판독센터는 '정규의 포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두고 판정 번복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KBO의 2018공식야구규칙에 따르면 '포구(Catch)'는 '야수가 날아가는 타구나 송구를 손 또는 글러브로 확실하게 잡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규정하고 있다. 화면을 돌아보면 샌즈의 발이 1루 베이스에 닿는 순간 채태인의 글러브가 공을 완벽하게 감싸지 못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날 판정을 오심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운영의 묘' 때문이다. 이날 판정에 대해 심판진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관중들에게 설명을 했다면 야유나 오해를 차단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그대로 속개됐고, 경기장 분위기는 일순간 싸늘하게 변했다.

판정에 대한 심판 설명에 대한 필요성은 오래 전부터 지적됐다. 세세한 규정을 접하기 어려운 팬들의 이해를 돕고 경기 운영의 공정성을 담보하자는 차원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 KBO리그에서는 판정 논란이 일 때마다 필요성이 제기됐을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판정 설명'의 긍정적 효과는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지난 5월 1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전에서 7회초 1사 1루에서 제이미 로맥(SK)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과정에서 1루 주자 정진기의 도루를 막으려던 KIA 포수 백용환이 던진 공이 중견수 쪽으로 빠지자, 심판진은 로맥의 송구 방해를 선언했다. 당시 심판조장이었던 김병주 3루심이 '백용환이 공을 던질 때 로맥의 몸을 스쳤다'고 판정 이유를 설명했고, 관중들은 박수로 화답한 바 있다.

재미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은 선수들 뿐만이 아니다. 복잡한 규칙을 설명하고 이해를 돕는 것도 팬서비스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판정 설명'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