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출신 하재훈은 10일 열린 2019 KBO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았다.
마산용마고 출신인 하재훈은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외야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기도 했던 하재훈의 마이너리그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13년 트리플A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부상으로 빅리그 진입에 실패했고 2015시즌 종료 후 계약이 끝났다.
일본 독립 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뛰던 하재훈은 2016년 시즌 도중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을 맺었고, 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지난해부터 다시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KBO리그 유턴을 노렸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실력이나 기량으로 보면 당연히 1라운드에서 지명해야 할 선수"라고 평가했다. 지난달 열린 해외파 출신 선수 공개 트라이아웃에서도 하재훈은 강한 어깨와 견고한 수비로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하재훈은 1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대은(KT 위즈)을 비롯해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윤정현(넥센 히어로즈)까지 3명의 해외파 출신 선수들이 1라운드에서 빠른 지명을 받았지만, 하재훈은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SK 구단으로부터 이름이 불렸다,
이유가 무엇일까. 하재훈의 몸 상태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이날 지명을 앞두고 열린 각 스카우트팀들의 회의에서도 하재훈을 과연 언제 지명해야하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하재훈이 어릴때부터 오랫동안 복용하고 있는 약 때문이다.
하재훈은 공개 트라이아웃에서도 스카우트들에게 약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근육 신경에 문제가 있어 중학생때부터 약을 복용하고 있다. 운동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동안 거쳤던 팀에서도 이런 부분을 알고 날 영입했고,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재훈은 이 부분과 관련해 군 면제를 받은 상태다. 하지만 병명에 대해서는 "너무 오래전 일이라 병명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결국 하재훈이 빼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에서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SK 구단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SK 진상봉 스카우트 팀장은 "하재훈은 그동안 마이너리그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다. 약 복용이 문제가 됐다면 아예 뛰지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 않나. 우리는 몸 상태에 대해 확신을 하고있다"고 강조했다.
SK는 하재훈을 외야수가 아닌 투수로 뛰게 할 생각이다. 마이너리그와 일본 독립리그에서 투수를 경험해보기는 했지만 익숙치는 않은 포지션이다. 다만 SK는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지는 그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