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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현장의 목소리 "스트라이크존, 일관성 있게만 잡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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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있게만 잡아준다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최근 주심의 볼 판정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바꾼 경기들이 나왔다. 지난 8일 인천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0-0 동점 상황 김재환 타석에서 투수 김광현이 스트라이크로 봐도 무방한 공이 볼 판정을 받았고, 이후 김재환의 선제 솔로 홈런이 터졌다. 이튿날인 9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KT 위즈전에서도 엄상백이 김하성과의 승부에서 스트라이크를 받아도 충분한 한복판 공이 볼 판정을 받은 이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물론 볼 판정 하나로 무조건 승패가 바뀌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해당 타석에서만큼은 큰 영향을 미친 것이 확실하다. 타자와 투수에게 볼카운트 싸움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두뇌 싸움을 펼치고 있는 심리전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주 예민한 부분이다. 김광현의 경우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회심의 결정구가 볼 판정을 받은 이후 변화구를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고, 엄상백 역시 2S의 절대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였지만 3구째 볼 판정을 받은 이후 공이 몰려 안타를 맞았다. 투수쪽으로 기울던 분위기가 단숨에 타자의 흐름으로 뒤바뀐 셈이다.

그만큼 예민한 부분이다. 물론 심판도 사람인만큼 0%의 오차는 불가능하다. 세밀하기로 이름난 일본프로야구나 역사가 훨씬 오래된 메이저리그 역시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판정 문제는 자주 등장한다.

그렇다면 현장의 생각은 어떨까.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트는 타자보다는 투수쪽이다. 특히나 최근 몇 시즌동안 꾸준히 타고투저가 이어지면서, 투수들의 수난시대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에 일희일비 할 수밖에 없다. A 구단 코치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볼 하나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준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하거나 환영하지 않는다.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 최근 몇몇 경기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이 너무 들쭉날쭉해 투수들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 이닝에서는 (스트라이크로)잡아주던 코스를 다음 이닝에서 안잡아주면, 그때부터 투수와 포수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결국 유인구로 승부하다 맞거나, 한가운데 집어넣어 맞거나, 볼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 존이 조금 좁더라도 일관성만 있으면 불평을 가질 수 없다. 한 경기 안에서도 변화가 심한 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일관성 유지가 최대 관건이다. 심판진은 타고투저를 완화하기 위해 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를 넓게 보는 등 여러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도 경기 도중 일관적이지 않다면 판정 하나가 해당 경기의 최대 변수로 뒤바뀔 수 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주심의 고유 영역이다. 시대가 바뀌어 비디오 판독이 도입됐지만, 스트라이크 판정만큼은 판독 대상이 아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듯이 그만큼 심판의 능력에 전적으로 맡기는 부분이기도 하다. 기계가 아닌 인간이 하기 때문에 완벽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