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황제' 진종오(39, KT).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웃을 수 있을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한국만 유일하게 이 대회를 개최했었다. 제42회 대회를 1978년 서울에서 개최했고, 40년 만에 52회 대회를 창원에서 열게 됐다.
2일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대회 시작이 됐다. 첫날 열린 종목은 10m 소총, 공기권총 혼성. 공기권총 종목에는 진종오가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혼성은 신설된지 얼마 되지 않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첫 선을 보이는 종목이었다. 진종오는 곽정혜와 팀을 이뤄 출전했다.
하지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본선 사격 9위에 그쳤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올림픽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쿼터가 있어 출전 선수 수가 제한되는 올림픽과 달리, 세계선수권대회는 경쟁자들이 매우 많다. 이 종목에 총 62개팀이 출전했다. 그리고 결선 사격에는 딱 5팀만 올라갈 수 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사격에서는 결선에 보통 8명, 8팀이 올라간다.
그래서 진종오가 국내팬들 앞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쉽지만은 않다. 혼성 탈락으로 일찌감치 한 번의 기회를 날렸다. 이제 남은 건 10m 공기권총 개인전. 6일 열린다. 진종오는 자신의 또다른 주종목인 50m 권총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10m 공기권총 개인전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다행히 컨디션은 좋다. 진종오는 이날 혼성 사격에서 4번의 시리즈 총 393점을 기록했다. 출전 선수 124명 중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종목 특성상 곽정혜의 부진으로 밀렸을 뿐, 진종오는 개인전을 앞두고 좋은 감을 보여줬다. 진종오는 경기 후 "주말이라 많은 분들께서 응원을 와주셨다. 너무 좋았다. 사격이 인기가 있다는 생각에 좋았다. 대회가 성공적으로 준비된 것 같아 흡족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좋다. 또, 정숙한 관전 질서도 감사했다. 10점 쏘면 환호해주시고, 9점 쏠 때는 탄식해주셨다. 긴장은 조금 됐지만, 관심을 가져주시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결과는 어쩔 수 없다. 개인 종목이 남았다. 오늘 컨디션 조절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전에서는 긴장을 덜해 금메달을 안겨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진종오가 금메달을 목에 걸면 세계선수권대회 4번째 금메달이다. 2014년 51회 대회에서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두 종목을 석권했고, 2010년 50회 대회에서는 50m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진종오-곽정혜와 함께 10m 공기권총에 출전한 이대명-김민정조도 본선 8위에 그쳤다.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상승세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이어가지 못했다.
앞서 열린 10m 소총 혼성에서는 김현준-정은혜, 송수주-금지현조가 출전했지만 각각 9위와 12위에 머무르며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