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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느새 중고참' 김강률 "아쉬움 털고, 두산의 우승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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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가 부족했나 많이 반성했다."

두산 베어스 김강률에게 2017년은 새로운 가능성을 재확인한 시즌이었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70경기에 등판하면서 6승2패12홀드7세이브의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 성적은 36경기 2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5.44로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후반기 34경기에서는 5승무패 10홀드7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두산 불펜의 '키 플레이어'였다. 필승조에서 마무리로 팀내 입지도 더욱 넓어졌다. 그동안 좋은 구위를 갖추고도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강률이지만, 2017시즌에는 비로소 한단계 올라섰다. 덕분에 연말 구단과의 협상에서 1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으며 데뷔 첫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그래서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김강률을 마무리로 고정하고 불펜진을 구상했다.

하지만 개막 초반 기대에 못미치는 활약을 했고, 구속도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결국 어깨 피로 누적으로 4월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열흘을 채우고 다시 1군에 돌아온 김강률은 차근차근 제 페이스를 찾아갔다. 아직 좋은 날과 안좋은 날의 차이가 큰 편이지만, 시즌 초반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다.

다만 상승세일때 햄스트링 통증, 손가락 부상 때문에 2차례나 흐름이 끊긴 것은 아쉽다. 김강률 스스로도 "올해 준비를 더 잘했어야 했나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자책했다. 물론 그가 게을리 준비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회복 훈련부터 비시즌 개인 훈련과 스프링캠프까지 성실히 구슬땀을 흘렸다. 그래서 잔부상이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다.

지금은 몸 상태나 감이 괜찮은 상황에서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매일 잠실 구장에 나와 훈련 중인 김강률은 시즌 재개를 앞두고 2차례 정도 퓨처스리그에 등판해 점검을 할 예정이다. 김강률은 "작년에는 여름부터 잘했기 때문에 더운 날씨가 내게 잘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그렇지도 않나보다"며 농담을 하고는 "투구 컨디션이 좋아질 때마다 부상이 오는 바람에 많이 아쉬웠다.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리팀 어린 투수들(박치국 함덕주 이영하 등)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선배들도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어느새 중고참급 선배가 됐다. 두산은 최고참 김승회(37), 이현승(35)을 비롯해 장원준(33) 유희관(32)이 고참급이다. 함덕주(23) 이영하(21) 박치국(20) 박신지(19) 등 후배들과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 자연스럽게 1988년생 30살 동갑내기인 김강률과 이용찬이 선후배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김강률은 "두산 투수조의 분위기는 항상 좋은 편이다. 특히나 올해 평균 연령이 더 낮아진 것 같다. 이제는 나 혼자만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용찬이 등 또래들이랑 중간 역할을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후배들에게도 경기 외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나 마음가짐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해주는 편이다. 물론 선배가 야구를 잘해야 한다.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남은 시즌 목표는 뚜렷했다. 김강률은 "이제 31경기가 남았는데, 두산이 최대한 빨리 우승을 확정지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우승에 어떻게든 많이 도움이 되고싶다"고 강조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