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빛흥민'이었다. 손흥민이 빛처럼 번쩍였다. 그러자 김학범호가 날아올랐다. '월드클래스'는 남달랐다.
'캡틴' 손흥민이 이끈 김학범호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은 29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준결승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자체발광 빅스타였다. 스스로 빛을 냈다. 기본부터 달랐다. 퍼스트터치, 바로 이어지는 전진 패스,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베트남 선수들을 농락했다. 손흥민이 움직이면 베트남 선수들은 우수수 나가 떨어졌다. 움직임 하나로 경기 전체의 분위기를 장악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27분 수비수 두 명 사이로 킬패스를 찔러넣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 그대로였다. 결국 현란한 움직임으로 황의조의 쐐기골을 이끌어냈다.
손흥민은 팀 동료들을 빛냈다. 이 날 손흥민은 공격 2선에 자리잡았다. 고정된 자리가 없었다. 최전방, 좌우 측면 종횡무진 움직였다. 손흥민의 움직임에 이승우, 황의조, 황희찬이 제대로 호응했다. 유기적으로 공간을 침투했다. 베트남 수비를 옥좼다. 공격진 뿐 아니었다. 폭 넓은 활동량으로 뒤쪽에 배치된 선수들을 도왔다. 팀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김학범호의 투지도 빛냈다. 경기 내내 손흥민이 안 보이는 곳이 없었다. 공격의 프리롤이었지만 동시에 수비의 최대 조력자였다. 위 아래로 뛰고 또 뛰었다. 활동량으로 본다면 그 누구보다도 많았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칫 부상 위험도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거기에 개의치 않았다. 투지를 앞세워 볼을 낚아채곤 했다. 후배 선수들도 손흥민을 따랐다. 전체적인 투지에서도 한국이 베트남을 압도했다. 후반 27분 손흥민은 교체아웃됐다. 들어가면서도 손흥민은 손뼉을 치고 크게 소리지르면서 팀 동료들을 독려했다. 벤치로 나가면서까지 후배들의 정신력을 다 잡았다. 모두가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빛흥민 효과'였다. 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