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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이슈]선수3명 부상 후송..."패러글라이딩 코스-운영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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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가 상당히 위험합니다. 경기운영도 엉망이고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연일 분투중인 최종인 패러글라이딩 대표팀 총감독(한서대 항공레저스포츠학과 교수)이 한숨을 내쉬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패러글라이딩 현장에서 3명의 선수가 다쳤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2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3명의 패러글라이더가 추락하며 부상해 24시간 대기중인 헬리콥터와 앰뷸런스를 이용 가토트 소브로토 국군병원에 후송했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선수는 집중치료를 통해 호전되는 중이고, 일본과 중국 선수는 귀국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최종인 감독은 "아프가니스탄 선수와 중국선수는 정밀착륙에서 다쳤다. 착륙할 때 조정끈을 당겨야 하는데 착륙장 코스가 좋지 않다. 높이가 높으면 지나치게 된다. 무리하게 착륙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 선수는 대퇴부가 골절됐다. "일본 여자선수는 크로스컨트리 착륙하면서 다쳤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크로스컨트리 이륙장 역시 경사가 너무 심하다. 경사면 아래 철망을 쳐놨는데 중국 여자선수가 이륙하다 넘어진 후 철망에 손가락이 끼어 골절됐다"고 상황을 이야기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패러글라이딩은 인도네시아의 전략종목이다. 정밀착륙 남녀 개인, 단체, 크로스컨트리 남녀 단체 등에 총 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패러글라이딩의 꽃이자 오랜 경험과 훈련이 필요한 '장거리' 크로스컨트리 대신 인도네시아가 강한 정밀착륙에 무려 4개의 금메달을 배정했고 이중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크로스컨트리도 통상 50~60km인 장거리 코스를 자국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35km 이하로 줄였다. 최 감독은 "이 코스에 대해 일부 심판들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묵살됐다. 이륙장과 코스가 너무 위험하다. 불시착할 경우에 대비한 착륙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공간이 전혀 없다. 선수들이 불시착시 나무에 걸리기도 하고,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며 현장 상황을 귀띔했다. "우리 선수들에게 성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안전하게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이 고맙다"고 했다.

편파적 대회 운영도 지적했다. 최 감독은 "너무 인도네시아팀 위주로 가고 있고 미팅 때마다 룰이 변경된다. 숙소도 인도네시아팀만 따로 호텔에 묵고 우리는 일반 관중들과 함께 리조트에 있다"며 허허 웃었다. "어제는 인도네시아 남자선수가 실린더를 제대로 찍지 않아 실격 처리된 걸로 사이트에 결과가 나왔는데 나중에 다시 번복됐더라. 네팔팀과 함께 항의했더니 심판은 '선수와 심판의 기기가 서로 달라 위치설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기존 기록을 인정한 것'이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오늘 다시 정식으로 항의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서대 교수인 최 감독의 패러글라이딩 사랑은 특별하다. 평생을 패러글라이딩에 바쳐온 최 감독은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편의대로 줄이고, 편파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은 첫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된 우리 패러글라이딩 종목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대한민국 패러글라이더들은 태극마크의 자존심으로 마지막까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밀착륙 단체전에서 남자팀이 은메달, 여자팀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정밀착륙 개인전에선 이다겸이 은메달, 이철수가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이 강한 크로스컨트리 남녀 단체전에서 메달을 딸 경우 전종목 메달이 가능한 상황, 백진희 장우영 이다겸으로 구성된 여자패러글라이딩 대표팀은 28일 크로스컨트리 4라운드에서 1843점을 획득하며 라이벌 일본(1079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베테랑 맏언니' 백진희와 '정밀착륙 은메달리스트' 이다겸이 골(주어진 태스크를 완수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선수 2명을 포함한 단 3명의 여성 선수만이 임무를 완수했다. 29일 마지막 라운드에서 금메달 여부가 결정된다. 김진오 이성민 이창민 임문섭 이철수로 구성된 남자 패러글라이딩 대표팀은 일본(3298점), 네팔(2798점)에 이어 2192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8일 4라운드에서 이성민은 남자선수 1위를 기록하며 최상의 활공을 펼쳤다. 29일 최종라운드에서 전종목 메달을 향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른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