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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日이 한수 아래? '악몽의 한-일전'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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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는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7대10으로 덜미를 잡혔다. KBO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나섰지만 탄탄한 기본기로 무장한 일본의 벽에 막혔다. 아시안게임 야구 한-일전의 마지막 추억이다.

12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한-일전이 성사됐다. 한국은 30일 오후 2시(한국시각) GBK구장에서 A조 1위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첫 경기를 갖는다. 대만에 이은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오른 선동열호는 일본전과 31일 중국전까지 모두 이겨야 금메달을 다투는 결승전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은 예선 A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파키스탄(15대0)과 중국(17대2), 태국(24대0)을 상대로 모두 5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3경기서 무려 56점을 뽑았다. 반면, 실점은 중국전에서 기록한 2점뿐이다.

이번 대회에 나선 23명의 일본 선수는 전원 사회인팀 소속이다.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사전 계약한 요시카와 순페이(23·파나소닉)가 대회 직전 이탈한 가운데, 선수 대부분이 KBO리그 선수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다.

예선 3경기를 통해 드러난 '불방망이'가 돋보인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일본대표팀 경기를 취재 중인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이자 본지 칼럼니스트인 무로이 마사야씨는 "자카르타 입성 전까지 이시이 아키오 감독은 마운드보다 타선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런데 훈련 과정을 거치면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급상승했다"고 대량득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시이 감독이 태국과의 3차전에서는 주전들을 벤치에 앉힌 채 백업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고, 대승을 거뒀다. 팀 분위기 자체가 상당히 고무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고의 무기는 집중력이다. 무로이씨는 "사회인 선수들은 도시대항대회 등 토너먼트 경기에 익숙하다"며 "사회인팀 소속이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기 때문에 성실하고 점수차에 관계없이 포기하지 않는 기본적인 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전 선발 투수는 파키스탄전에 선발로 나서 4이닝 2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오카노 유이치로(24·도시바)가 유력하다. 오카노는 대회 전 이탈한 요시카와에 비해 제구나 경험 면에서 우수한 '에이스'로 꼽혔던 선수다. 이에 대해 무로이씨는 "우완 투수인 오카노는 직구와 포크, 커터 모두 좋은 정통파 투수"라며 "위기 관리 능력이 좋고 차분한 성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단기전인 만큼 (일본 대표팀이) 사회인 대회와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선발-불펜) 등판 순서를 바꿀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선 3경기서 달아오른 타선은 모두가 경계대상이다. 이 중 도시대항대회에서 타율 5할2푼4리(21타수 11안타)로 오사카가스의 우승을 이끌었던 지카모토 고지(24)와 소속팀, 대표팀 모두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사사가와 고헤이(24·도쿄가스), 중국전에서 3타수 2안타 7타점을 몰아친 모리시타 쇼헤이(24·히타치제작소)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