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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Live]'뜨거운 감자' 오지환의 첫 출격에 몰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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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전체를 보면 확실히 다행스러운 일이다. 장염과 고열로 인해 링거까지 맞은 김하성에 이어 오지환까지 두 내야수들이 일단은 모두 경기에 나오며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슈퍼라운드에서 충분히 팀 전력에 보탬이 될 것 같다. 교체라도 뛰어줄 수 있다면 다행이다.

김하성과 오지환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주전 유격수와 백업 유격수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 27일 인도네시아와의 예선 2차전 때 경기장에 나오지도 못했다. 장염과 고열로 선수촌 의무실에서 링거를 맞으며 누워있었다. 이들의 이탈은 곧 대표팀 내야의 파행을 의미한다. 급기야 인도네시아전에는 황재균이 유격수, 안치홍이 3루수로 나왔다. 각각 7년, 9년 만의 해당 포지션 선발 출장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열이 39도까지 올라 언제 돌아오게될 지 모르겠다. 걱정이다"며 크게 근심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일단은 경기에 나설 정도까지는 됐다. 이들은 모두 28일 홍콩전에 교체 멤버로 나왔고, 수비와 타격까지 소화했다. 김하성과 오지환 모두 안타 1개씩 쳤다.

그런데 관심이 집중되는 대상은 오히려 '백업 유격수'인 오지환이었다. 사실 오지환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됐는데,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발탁된 후에는 논란이 아닌 비난의 주역이 되고 말았다. 팬들은 오지환이 군복무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태극 마크를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오지환을 뽑은 선동열 감독에 대한 비난도 덩달아 커졌다.

전력 구성의 틀에서 보면 사실 오지환은 애매한 캐릭터다. 공격력이 막강한 것도, 작전 수행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게다가 유격수만 가능하다. 선 감독이 이런 모든 조건을 감안하고도 선발하자 이 또한 야구계 내부에 존재하는 구단별 안배 혹은 '밀어주기'의 악습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쏟아졌다.

비난이 너무 과하게 쏠린 면도 없지는 않다. 결국 오지환은 대표팀 내에서도 일종의 외딴 섬이 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드디어 첫 출전을 하게 되면서 팬들의 성토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해결책은 뚜렷하게 없다. 오지환은 아예 입을 닫았다. 대표팀도 오지환을 언론에 노출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하지만 언젠가 한 번은 직접 심경을 밝힐 필요가 있다. 이왕이면 팀 승리에 큰 힘을 실어준 뒤에 야구팬을 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